바스락 거리며 생생한 편지의 말맛…연극 '러브레터'[강진아의 이 공연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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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여년간의 세월이 묻어있는 333통의 편지.
100분간 두 남녀는 오직 앞을 바라본 채, 이 편지들을 낭독한다.
편지 쓰는 문제를 비롯해 늘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은 어딘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 같으면서도, 서로의 삶을 채우는 존재이기도 하다.
실제 두 배우는 1971년 극단 자유에서 처음 만나 50년 이상 우정을 이어온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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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강진아 기자 = 50여년간의 세월이 묻어있는 333통의 편지. 100분간 두 남녀는 오직 앞을 바라본 채, 이 편지들을 낭독한다.
앤디가 멜리사의 어머니에게 멜리사의 생일에 초대해준 데 대한 감사 편지를 쓰며 둘 사이를 잇는 편지여행이 시작된다. 풋풋한 소년소녀 시절부터 청년을 넘어 중년의 시간까지 자연스레 흘러가며 이들의 인생과 관계를 담아낸다.
안정적이고 모범적인 삶을 추구하는 엘리트 앤디는 편지 쓰기를 좋아하고, 적극적이고 솔직한 성격의 자유분방한 예술가 멜리사는 편지 쓰기를 끔찍해한다. 편지 쓰는 문제를 비롯해 늘 티격태격하는 두 사람은 어딘가 맞지 않는 톱니바퀴 같으면서도, 서로의 삶을 채우는 존재이기도 하다. 편지를 매개로 서로의 안부를 묻고 고민을 털어놓고, 인생의 중요한 결정에 있어 가장 먼저 조언을 구한다.
무대를 활보하거나 서로를 바라보며 연기하는 작품은 아니다. "두 배우가 관객을 향해 나란히 앉아서 대본을 읽어달라"고 대본의 앞뒤에 써놓은 작가 A.R. 거니의 주문대로 이뤄진다.
끝나는 순간까지 한자리에 앉아있는 구성이지만, 관객의 상상력을 더 자극한다. 밝고 즐거웠던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의 이혼과 진학에 대한 고민 등 성장기의 불안감, 각자의 사랑과 결혼 그리고 예술가와 정치인으로 갈라진 삶 등 두 사람의 일평생이 관객들 머릿속에 자유롭게 펼쳐진다.
연기 경력 60년의 박정자와 글로벌 스타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가 멜리사와 앤디로 분해 편지의 말맛을 살려낸다.
새하얀 머리카락의 두 원로배우이지만 장난스럽고 새침한 아이 같은 얼굴이 겹쳐진다. 또 서로에게 토라지고 격앙되고, 걱정하고 갈망하며 긴 세월 흘러온 우정과 사랑의 뒤섞인 감정을 목소리와 표정으로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실제 두 배우는 1971년 극단 자유에서 처음 만나 50년 이상 우정을 이어온 사이다.
종이를 바스락거리며 넘기는 편지와 동화책 속 그림들이 무대에서 튀어나오는 연출로 아날로그적인 감성과 따뜻함도 느낄 수 있다.
또다른 커플로는 배종옥과 장현성이 나섰다. 연륜을 보여주는 박정자, 오영수와 또다른 활기찬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라스트 세션', '그라운디드' 등의 오경택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11월13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공감언론 뉴시스 akang@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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