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도가 우선" 삼성전자, 오늘(1일) 창립기념행사 '조용하고, 차분하게'
삼성전자 "애도 기간 고려, 차분하게 진행"
경제계 "JY, '뉴삼성' 메시지 이미 나왔다"
이재용 회장, 글로벌 행보도 잰걸음
[더팩트 | 서재근 기자] 삼성전자가 오늘(1일) 차분하고 조용한 분위기 속에 창립 53주년 기념행사를 치른다.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창립기념일인 만큼 행사 전부터 경제계 안팎에서 새 회장이 최고결정권자로서 '뉴삼성'의 구체적인 비전을 담은 메시지를 던질지에 관심이 쏠렸지만, 회사 측은 애도 기간을 고려해 최대한 차분하게 일정을 소화한다는 방침이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경기도 수원 삼성 디지털시티에서 창립 53주년 기념 창립기념일 행사를 진행한다.
올해 행사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회사 최고경영진의 주도 아래 대표이사의 창립기념사 발표와 장기근속자 수상 등의 절차로 치러질 예정이다.
지난해 창립 52주년 행사에는 당시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현 종합기술원 회장)과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 고동진 대표이사 사장 등 경영진과 임직원이 참석했다. 올해는 각 사업 부문 대표이사 바통을 이어받은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주도로 행사가 진행될 것이라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애초 재계에서는 올해 이재용 회장의 참석을 점치는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지난달 27일 삼성전자가 이사회를 열고, 이재용 회장 승진 안건을 의결했다. 그간 시기를 저울질하던 삼성전자가 '이제용 체제'로의 전환 작업에 마침표를 찍은 만큼 이재용 회장이 직접 공식 석상에서 포부와 각오를 밝히지 않겠냐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측은 이재용 회장의 참석 여부에 대해 "확인되지 않았다"는 설명이지만, 이미 "국가적 애도 기간을 고려해 최소 인원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한 분위기에서 행사를 치를 것"이라고 밝힌 만큼 이 회장의 참석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앞서 지난 2019년 삼성전자 창립 50주년 기념행사 당시 기념 영상을 통해 "다가올 50년을 준비해 미래 세대에 물려줄 100년 기업이 되자"며 지속적인 혁신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강조한 바 있지만, 이를 제외하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1일 사내 게시판에 한종희·경계현 대표이사 명의로 애도 메시지를 게시했다. 삼성전자는 "이태원 참사 희생자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라며 "소중한 가족과 지인을 잃은 모든 분들께도 깊은 위로의 마음을 전합니다"라고 애도의 뜻을 밝혔다. 이어 "임직원 여러분께서는 국가 애도 기간 동안 희생자 추모에 함께 해주시길 부탁드립니다"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삼성전자는 지난달 28일부터 30일까지 진행할 예정이었던 비스포크 큐커 '핼러윈 미식 페스티벌'을 중단한 데 이어 상품 프로모션 이벤트 등 마케팅 행사를 취소하는 등 추모 분위기에 동참했다.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이미 '뉴삼성'의 비전을 제시했고, 최고결정권자로서 삼성 안팎의 내실다지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로 이재용 회장은 공식적인 취임사를 남기지 않았지만, 지난달 25일 사내 게시판을 통해 삼성 사장단에 "돌이켜 보면 위기가 아닌 적이 없다. 어렵고 힘들 때일수록 앞서 준비하고 실력을 키워나가야 한다.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이며 세상에 없는 기술에 투자해야 한다"며 지속가능한 성장을 향한 각오를 밝혔다.
이후 이재용 회장은 취임 하루 만인 같은 달 28일 광주광역시에 있는 협력회사 '디케이'를 찾아 상생경영 의지를 강조하며 달라질 삼성 만들기에 시동을 걸었다. 이재용 회장은 28년간 삼성과 동행한 디케이의 생산 현장을 둘러보면서 "협력회사가 잘 돼야 우리 회사도 잘 된다"며 상생협력을 강조했다.
이재용 회장의 글로벌 경영 행보도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이재용 회장은 연말 베트남 출장을 떠나 삼성전자 연구개발(R&D)센터 운영 현황을 살피는 것을 기점으로 동남아 핵심 거점을 두루 살필 것으로 점쳐진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은 이미 경영진에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필요한 실천과제를 제시한 데 이어 현장 경영을 통해 협력사와 동행의지를 다지는 등 그룹 최고결정권자로서 분주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회장은 평소에도 사회에 보탬이 되는 기업의 역할과 상생 의지를 드러내 왔다. 삼성뿐만 아니라 여러 기업에서 추모 분위기에 동참하는 만큼 이 회장이 (창립기념일에) 참석해 별도의 메시지를 전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지난 1969년 1월 13일 삼성전자공업을 뿌리로 두고 있지만, 1988년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하면서 합병일인 11월 1일을 창립기념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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