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디프랜드 사업부진 지속…한앤브라더스 '섣부른' 판단 독 되나
설립 3개월 만에 M&A 등판
"바디프랜드 성장 동력 확보 미지수" 평가도
[더팩트|윤정원 기자] 안마의자 부문 업계 1위인 바디프랜드가 부진한 성적을 내는 가운데 최대주주인 신생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브라더스가 성급하게 M&A(인수합병)에 출사표를 던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 고꾸라진 상반기 실적…바디프랜드, '패자' 지위 흔들리나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48억4724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9.89% 고꾸라졌다. 영업이익은 63억5281만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5.15% 떨어졌다. 매출은 1517억9670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4% 감소했다.
반면, 매출원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649억3768만 원)과 비교해 2.89% 증가한 668억1889만 원을 나타냈다. 판매비와 관리비 또한 뛰었다. 2분기 판매‧관리비는 786억2498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39% 상승했다. △판매수수료(423억4659만 원) △광고선전비(237억6965만 원) △경상연구개발비(129억6548만 원) 등이 판매‧관리비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상반기 전체로 보더라도 실적 하락세는 여전하다. 상반기 영업이익(179억4161만 원)과 당기순이익(320억9278만 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39%, 27.04% 감소했다. 매출액은 3019억2315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23% 줄었다.
올해 상반기 바디프랜드의 실적은 작년 성적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지난해 바디프랜드는 5913억1291만 원의 매출과 685억2384만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2020년에 이어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전년 대비 매출액은 6.41%, 영업이익은 31.15% 증가했다.
바디프랜드의 실적이 하락세로 전환한 것과 관련해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원‧달러 환율이 급등하고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는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 전망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은 삼갔으나 "하반기 중 다양한 신상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고 관계자는 말했다.
◆ 판매 실적 압박 논란까지…주요 제품 가격 인상
실적에 지나치게 쫓긴 탓일까. 바디프랜드는 최근 안마의자 판매 실적이 저조한 직원들에게 압박을 가하며 논란을 야기했다.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한 전시장영업팀장은 지난달 5일 매출 실적이 없거나 저조한 전시장 직원을 대상으로 사내메신저 단체방을 일방적으로 개설했다. 매출 실적이 있어야만 단체방을 '탈출'할 수 있는 구조였다.
해당 사실이 알려지자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단체방을 통해 실적을 압박하며 많은 노동자들이 참여한 단체방에서 실적에 따라 단체방 입장·퇴장 규칙을 세우고 노동자를 차별하는 행위는 명백한 '인권유린'"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에 해당 전시장영업팀장은 사과문을 올리며 진화 작업에 나섰다.
바디프랜드 측에서는 "해당 단체방은 영업담당 일부 직원이 업무에 대한 의욕이 지나친 나머지 개설하게 된 것으로, 회사 전사 차원에서 제시한 방향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다만 "향후 유사한 사안이 재발하지 않도록 내부 통제를 강화하는 등 준법경영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는 말을 덧댔다.
판매 실적 한계에 부딪힌 바디프랜드는 주요 품목의 가격을 인상하기로 한 상태다. 지난달 18일 바디프랜드는 공식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같은 달 24일부터 안마의자 일부 품목에 한해 가격을 조정한다고 공지했다. 주요 품목의 가격 인상률은 평균 4% 정도다.
바디프랜드는 "환율급등과 금리 인상 등 급변하는 대내외 환경과 어려운 경영 여건으로 불가피하게 일부 제품에 한해 가격을 인상하게 됐다"면서 "고객들의 경제 사정 역시 어려운 시점임을 고려해 가격 인상 폭을 최소화하고자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 승자는 VIG파트너스·신한벤처투자?…IPO도 '오리무중'
바디프랜드가 난항을 겪는 가운데 시장 일각에서는 설립(2021년 8월 19일) 이후 불과 3개월 만에 M&A판에 뛰어든 한앤브라더스의 선택이 옳지 못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바디프랜드의 이전 최대주주였던 VIG파트너스와 신한벤처투자는 지난해 11월 1일 매각을 위한 우선협상대상자에 한앤브라더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을 선정했다.
한앤브라더스와 스톤브릿지캐피탈은 올해 7월 28일 공동업무집행사원(GP)으로 설립한 사모집합투자기구를 통해 VIG파트너스로부터 바디프랜드 경영권 지분 46.3% 인수를 마무리 지었다. 인수가는 417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시장에서는 종전 VIG파트너스와 신한벤처투자가 성장세를 이끌어 온 만큼, 추가 동력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결국 승자는 VIG파트너스와 신한벤처투자가 아니냐는 평가다. 한 IB업계 관계자는 "VIG파트너스의 경우, 바디프랜드 매각으로 2호 펀드 청산의 청신호를 켰다"며 "바디프랜들의 IPO(기업공개) 등 분발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IPO까지도 첩첩산중이 예상된다. 바디프랜드는 앞서도 수차례 IPO 추진에 나섰으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첫 번째 실패는 지난 2014년이었다. 당시 IPO를 추진했으나 결국 방향은 경영권 매각으로 바뀌었다. 이때 바디프랜드를 인수한 곳이 VIG파트너스와 신한벤처투자다..
바디프랜드는 2017년 다시 IPO에 도전했으나 이때도 상장은 무산됐다. 모건스탠리와 미래에셋대우를 주관사로 정하고 2018년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했으나 2019년 4월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바디프랜드에 대한 상장예비심사에서 '미승인' 결정을 내렸다. 2020년에도 NH투자증권을 주관사단에 합류시키며 도전장을 내밀었으나 공정거래위원회가 거짓 광고에 대해 검찰 고발을 결정하면서 IPO는 재차 유야무야됐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IPO에 대한 계획이 없지는 않지만 현재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단계는 아니다"라고 답변했다. <더팩트> 취재진은 지난달 21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소재 한앤브라더스 본사를 찾기도 했으나 특별한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바디프랜드 측은 "CFO 등 경영진 윗선과 한앤브라더스의 교류만 있다. 한앤브라더스와의 연결고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스톤브릿지캐피탈에도 질의했으나 회신은 없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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