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해 곡물수출 일단 재개…러 "우리 참여 없으면 훨씬 위험"(종합)

조성흠 2022. 10. 31. 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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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협정 참여 중단 선언으로 한때 중단됐던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31일(현지시간) 재개됐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전쟁 이후 막힌 흑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해 양국의 곡물과 비료를 수출할 수 있도록 협정을 맺었다.

그러나 지난 29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드론 16대로 크림반도의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면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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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35만t 수출, 협정이행 후 최대치…유엔·튀르키예, 러 설득 병행
러 "선박 안전보장 안돼 협정 이행 불가"…대화 여지는 남겨
선박 검사 받는 흑해 곡물 수출선 (이스탄불 로이터=연합뉴스) 흑해 곡물 수출 업무 조율을 위해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 설치된 공동조정센터(JCC) 관계자들이 31일(현지시간) 곡물 수출선에 올라 선박을 검사하고 있다. 2022.10.31 photo@yna.co.kr

(이스탄불=연합뉴스) 조성흠 특파원 = 러시아의 협정 참여 중단 선언으로 한때 중단됐던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31일(현지시간) 재개됐다. 그러나 러시아는 자국 참여 없이는 수출이 위험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로이터, AFP 통신 등에 따르면 흑해 곡물 수출 업무 조율을 위해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 설치된 공동조정센터(JCC)는 이날 우크라이나에서 12척의 곡물 수출선이 출항하고, 4척의 선박이 우크라이나로 입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에서는 수출 선박들이 일제히 항만을 떠났고,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에서도 선박 검사가 재개됐다. 우크라이나 인프라부에 따르면 지난 29일 러시아의 협정 참여 중단 선언 이후 출항이 막힌 선박은 모두 218척에 달한다.

JCC는 유엔과 튀르키예로 구성된 10개 조사팀을 통해 이날 40척을 검사할 예정이다.

아울러 이번 수출 재개 및 선박 검사 계획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승인을 받았고, 러시아에도 내용을 통보했다.

우크라이나는 이날 하루 곡물 35만t을 수출할 예정으로, 이는 이번 협정이 이행된 후 일일 최대 운송량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날 출항한 배 중에는 아프리카에 곡물 4만t을 전달하기 위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선박도 있다고 덧붙였다.

유엔과 튀르키예는 한편으로 협정 불참을 선언한 러시아를 설득하기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터키) 대통령은 TV 연설에서 "러시아가 동등한 혜택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주저하더라도, 우리는 인류에 봉사하기 위한 노력을 단호하게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우리는 기아의 위협에 직면한 국가에 식량을 전달하려고 분명히 노력하고 있다"며 "이스탄불에 구축한 공동 체제로 세계 식량 위기 완화에 기여해왔다"고 강조했다.

유엔 흑해 곡물 협정 조정관인 아미르 M. 압둘라는 트위터에서 "민간 화물선은 군사 목표물이나 인질이 돼선 절대 안 된다. 식량은 계속 운송돼야 한다"고 말했다.

선박 검사 기다리는 흑해 곡물 수출선 (이스탄불 AFP=연합뉴스) 흑해 곡물 수출 업무 조율을 위해 튀르키예(터키) 이스탄불에 설치된 공동조정센터(JCC)는 3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에서 12척의 곡물 수출선이 출항하고, 4척의 선박이 우크라이나로 입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탄불 보스포루스 해협에서 선박들이 검사를 받기 위해 정박 중인 모습. 2022.10.31 photo@yna.co.kr

그러나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러시아가 더는 선박 안전을 보장할 수 없다고 하는 상황에서 이번 협정은 거의 이행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러시아가 불참한 상황에서의 협정 이행에 대해 "훨씬 더 위험하고 보장할 수 없는 성격을 띤다"고 경고했다. 다만, 선박이 어떤 위험에 처했는지, 어떤 조건에서 러시아가 협정에 복귀할지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페스코프 대변인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식량 지원 의지를 강조하며 러시아가 튀르키예, 유엔과 외교적 접촉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지난 7월 22일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하에 전쟁 이후 막힌 흑해 항로의 안전을 보장해 양국의 곡물과 비료를 수출할 수 있도록 협정을 맺었다.

지금까지 이를 통해 900만t이 넘는 우크라이나산 곡물이 수출되면서 세계 식량 위기도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 29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드론 16대로 크림반도의 흑해함대와 민간 선박을 공격했다면서 협정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우크라이나와 서방은 러시아의 주장을 전면 부인하며 러시아가 기근 위기의 개도국을 볼모로 식량을 무기화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jo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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