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에서도 이태원 분향소 찾아와 추모…애도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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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
충북 충주에서 서울 녹사평 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김모(42)씨는 초등학생 아들의 손을 꼭잡고 조문했다.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해밀턴호텔 인근에도 추모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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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엔 분향소 없어 직접 이태원 찾아 추모
"형·누나들 많이 죽어 마음 아파"…"아직도 안 믿겨"
추모공간 인근서 종교활동 탓에 실랑이 벌어져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아직도 믿기지가 않아요.”
31일 서울 용산구 녹사평역 앞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사망자 합동분향소. 이날 오후 8시쯤 퇴근 시간이 지나서도 추모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50명이 훌쩍 넘는 인원이 분향소 앞에 줄지어 대기하고 있었다.
추모객들은 국화로 가득 찬 분향소 앞에서 헌화하고 묵념하며 불의의 사고를 당한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었다. 고개를 떨어뜨린 채 한동안 묵념하며 기도하고, 어깨가 들썩일 정도로 흐느끼다가 간 이들도 있었다.
김씨는 “이태원은 드라마의 배경으로도 나오고 정말 유명한 곳이 아니냐”며 “이런 사고가 났다는 게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앞으로 우리 아이가 살아갈 세상인데 불안하고 겁이 난다”며 “충주에는 분향소가 따로 마련되지 않기도 했고, 세월호 사건이 생각나서 퇴근 후 한달음에 달려왔다”고 전했다.
김씨의 아들인 초등학교 3학년인 김모(10)군은 “뉴스에서도 봤고, 학교에서 선생님도 사고에 대해 설명해주셨다”며 “형, 누나들이 많이 죽었다고 해서 마음이 아팠는데 (조문하고 나니)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김씨는 “아이에게 이곳에 놀러 온 게 잘못이 아니라고 설명해줬다”며 “사람이 많이 올 것을 알면서도 준비 안 한 정부가 문제이고, 이렇게 분향소 곁을 지킬 경찰들이 사고 당일 현장에도 배치됐었어야 한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조문 후 김씨는 아들과 함께 이태원 참사 현장으로 발길을 옮겼다.
광주에서 여자친구와 함께 방문한 대학생 이현우(25) 씨는 “개인적으로는 인연이 없는 사람들이지만 제 또래들이라 마음이 더 쓰인다”며 “나도 그곳에 있었다면 참사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더 슬프다”고 울먹였다.
사고 현장 인근에는 국화가 수북이 쌓여 있었으며, 수십명이 이를 둘러싸고 있었다. 추모객들은 각자의 방법으로 애도의 시간을 보냈다. 헌화하는 사람, 기도하는 사람, 묵념하는 사람, 추모의 노래를 부르는 사람도 찾아볼 수 있었다.
반면 이태원역 추모 현장 인근에서는 일부 종교인들의 전도 활동으로 112신고가 이어져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들은 “회개하라”, “예수님은 살아계신다” 등을 외치며 추모객을 향해 고성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지나가던 한 시민이 “당신들 때문에 개신교가 욕을 먹는다”고 항의해 충돌이 발생했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추모객분들이 불편해하시니 건너편으로 이동해달라”고 읍소해 실랑이는 일단락됐다.
이소현 (atoz@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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