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들도 참사 원인에 주목 "좁은 골목에 군중 통제인력도 부족"
"마스크 없는 첫 핼러윈…10만 군중 몰려들어"
WP "참사 전 10명 가량의 경찰 본 게 전부"
[앵커]
서울 한복판에서 일어난 핼러윈 참사에 외신들도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는지 원인에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인 희생자 아버지는 뉴욕타임스와 인터뷰에서 한국에 공부하러 간 아들을 뜻밖의 참사로 잃게 됐다며 하늘이 무너지는 고통이라고 말했습니다.
워싱턴 권준기 특파원입니다.
[기자]
외신들은 우선 이태원 클럽 거리가 비탈지고 좁은 골목길에 있다는 점에 주목했습니다.
코로나 사태 이후 처음으로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핼러윈을 맞아 10만 명에 달하는 대규모 군중이 한꺼번에 몰렸다는 점도 전했습니다.
[켄 팔라스 / 목격자 : 거리 폭은 기껏해야 5∼6미터에 불과했습니다. 사람들이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하자 뒤로 돌아 나가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뒤에 있었기 때문이죠.]
수많은 인파가 몰렸는데도 군중을 통제할 인력이 부족했다는 점도 주목하고 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참사가 일어나기 전 고작 열 명 가량의 경찰을 본 게 다였다는 식당 매니저의 증언을 전했습니다.
뉴욕타임스도 대규모 집회 시위를 겪어온 한국은 군중 통제에 대한 경험이 있는 나라인데도 충분한 현장 인력과 계획이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는 전문가의 말을 옮겼습니다.
대규모 인파가 충분히 예상 가능했는데도 적절한 대비책이 없었다는 생존자의 말도 덧붙였습니다.
이런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미국인 희생자인 스티븐 블레시의 아버지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국제 비즈니스와 한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서울에 있는 대학으로 간 스무 살 아들이 중간고사를 마치고 친구들과 핼러윈 축제에 나갔다 참사 현장을 빠져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전했습니다.
주한 미국 대사관으로부터 비보를 전해 듣고 세상이 무너지는 듯 했다며 칼에 수백 만 번 동시에 찔리는 고통을 느꼈다고 괴로워했습니다.
그러면서 참사가 일어나기 30분 전 쯤 "안전에 주의하라"는 문자 메시지가 응답받지 못한 마지막 말이 됐다고 전했습니다.
워싱턴에서 YTN 권준기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권준기 (jkw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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