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면승부] 사고현장에 경찰 전혀 없고 '핼러윈 복장한' 경찰만 있었다
[YTN 라디오 뉴스 정면승부]
■ 방송 : FM 94.5 (17:00~19:00)
■ 방송일 : 2022년 10월 31일 (월요일)
■ 대담 : 조민경 현장 목격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이재윤 앵커(이하 이재윤)> 온 국민이 충격 속에 슬픔에 잠겨 있습니다. 유가족들의 슬픔은 말할 것도 없고요. 현장에 있었던 분들의 슬픔도, 또 공포도 상당합니다. 참사 당시에 현장 얘기 들어보는 순서 마련했습니다. 29일 토요일에서 일요일로 넘어가는 사고 당시 현장에 계셨던 분 연결하겠습니다. 조민경 씨 안녕하세요?
◆ 조민경 현장 목격자(이하 조민경)> 네, 안녕하세요.
◇ 이재윤> 사고 당일 이태원에 가 계셨죠?
◆ 조민경> 네, 이태원에 있었습니다.
◇ 이재윤> 언제 도착을 하셨고, 위치는 어디에 계셨는지 동선을 간략하게 소개해주시겠습니까?
◆ 조민경> 이태원 도착시간은 7시 정도 됐고요. 그때도 사람이 이미 너무 많아서 역 근처 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다가 9시쯤에 골목으로 들어갔었어요.
◇ 이재윤> 골목이라는 게 사고가 났던 골목 말씀하시는 거죠?
◆ 조민경> 그쪽을 통해서 들어가진 않고, 메인스트리트로 사진을 찍으려고 들어갔는데 저는 3번 출구 옆 골목으로 들어가서 사고가 있었던 해밀톤호텔 골목으로 빠져 나갔어요.
◇ 이재윤> 어쨌든 3번 출구에서 해밀톤호텔 뒤쪽으로 올라가셨다가 사고 지역을 다시 내려오신 거네요?
◆ 조민경> 네, 맞아요. 그렇게 골목 빠져 나오는데 한 시간 조금 넘게 걸렸던 거 같아요.
◇ 이재윤> 순수하게 지하철에서 나와서 한 바퀴 돌고 내려오는데 한 시간이 걸렸단 얘기죠?
◆ 조민경> 네, 맞아요.
◇ 이재윤> 당시에 현장 상황이나 분위기는 어땠습니까? 한 시간씩 걸릴 거리는 아닌데 그만큼 사람이 많았다는 거죠?
◆ 조민경> 제가 말씀드렸던 메인스트리트 세계음식거리 기준으로 저녁 9시부터 제가 있었던 10시 초까지 사람이 정말 많기는 했는데 그래도 이동이 아예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런데 양옆에 가게들에 분장하고 서 계시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이동하는 사람들, 그리고 사진 찍으러 줄 서 있는 사람들이 혼재가 돼서 그 좁은 골목이 조금 더 붐볐던 거 같아요.
◇ 이재윤> 그렇군요. 워낙 많은 사람들이 있어서 서서히 움직이기는 했는데 그때까지는 어쨌든 그 골목을 지나가는 데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
◆ 조민경> 네, 그때까지는 전혀 문제없었어요.
◇ 이재윤> 나오신 게 10시쯤, 그 골목을 나오신 게 10시 조금 지나서 내려오신 거죠?
◆ 조민경> 제가 해밀톤호텔 골목 빠져 나오자마자 핸드폰으로 시간을 봤는데, 10시 10분이었어요.
◇ 이재윤> 사고가 난 시간을 지금 알고 있기로는 10시 27분에서 30분 사이에 행렬이 무너지면서 사고가 났었잖아요? 결국 10분 전까지 거기에 계셨던 거네요?
◆ 조민경> 네, 사고 시간 직전까지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아요.
◇ 이재윤> 사고가 난 해밀톤호텔 옆 골목을 내려올 때는 통행이 일단은 가능했었다는 거죠?
◆ 조민경> 가능은 했는데 원활하게 움직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고, 사람이 너무 많아서 그냥 움직였다가 멈추고, 기다리는 시간이 길었어요. 그래서 저도 그 골목을 통해서 나가려고 했는데 골목 바로 직전에서 한참 멈춰 있다가 이동이 아예 안 되니까 지금이 아니면 못 나가겠다는 생각으로 사람들 헤치면서 나왔던 거 같아요.
◇ 이재윤> 그렇군요. 그 당시에도 어쨌든 움직이는 데는 상당히 어려움이 있었다는 말씀이신데 현장에 경찰이나 안내요원들, 안전요원들이 있었습니까?
◆ 조민경> 전혀 없었어요. 전혀 없었고, 경찰 제복을 입고. 그러니까 핼러윈 복장으로 경찰 제복이나 군복을 입은 분들이 많아서 그게 정말 진짜 경찰 분이신지 아니면 분장을 하신 분들인지도 헷갈렸어요.
◇ 이재윤> 핼러윈 분장을 하고, 핼러윈 코스튬을 입고 있는 경찰 분장을 한 사람들이 있었다는 말씀이시네요?
◆ 조민경> 네, 맞아요.
◇ 이재윤> 지금 들리는 얘기로는 현장에서 네댓 명 정도의 남성이 밀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그 당시에는 그렇게 혼란한 상황은 아니었던 모양이죠?
◆ 조민경> 그 당시에도 밀침은 있기는 했는데, 그래도 정말 사고가 날 만큼의 밀침은 아니었던 것 같아요.
◇ 이재윤> 그때도 밀어야만 나갈 수 있었고, 움직일 수 있었다?
◆ 조민경> 네, 밀어야만 나갈 수 있어서. 맞아요.
◇ 이재윤> 상당히 공포스러웠을 거 같아요. 당시 현장에 있었을 때.
◆ 조민경> 밀어야만 나갈 수 있는 게 제가 골목 바로 직전에, 나가기 직전에서 되게 많이 기다렸다고 말씀을 드렸는데 기다릴수록 인파가 점점 많아지는 게 느껴져서 조금 숨이 막히는 게 느껴졌어요.
◇ 이재윤> 대로로 바로 나가기 직전에 제일 심했던 모양이군요?
◆ 조민경> 네, 맞습니다.
◇ 이재윤> 10시 조금 넘어서 현장을 빠져 나오셨는데 그 이후에는 어떻게 움직이셨습니까?
◆ 조민경> 그때는 녹사평대로 쪽으로 직진해서.
◇ 이재윤> 대로변으로 이동하셨네요?
◆ 조민경> 네, 대로변으로 이동해서 그 길로 귀가했습니다.
◇ 이재윤> 그러면 집에 들어가서 이 사고 소식을 들으셨을 거 같은데 당시에 깜짝 놀라셨을 거 같아요.
◆ 조민경> 네, 지하철을 타고 집에 들어가는데 재난문자가 많이 오더라고요. 그런데 초반에는 인명 사고라고만 명시되어 있어서 단순하게 다친 사고라고 생각했고, 많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추가 피해를 막으려고 재난문자를 보낸 줄 알았는데 어머니나 친구들이 괜찮냐, 이런 전화를 해서 그때 사고가 난 것을 알았어요.
◇ 이재윤> 바로 사고 현장을 참사가 일어나기 직전에 빠져 나갔기 때문에 누구보다 많이 놀라셨을 거 같은데.
◆ 조민경> 맞습니다. 제가 녹사평대로 쪽으로 가고 있는데 구급차들이 굉장히 많이 지나갔어요. 그런데 그때도 어디서 불이 난 줄로만 알았지, 저 포함해서 길거리에 있는 사람들이 다 똑같이 생각했을 거예요. 사람이 그렇게 죽었으리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 이재윤> 아무래도 그때 충격이 많이 남아 있으실 거 같은데, 이번 참사와 관련해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어떤 말씀을 하고 싶으세요?
◆ 조민경> 일단 핼러윈이 코로나 이전에도 그렇고, 많은 인파가 몰리는 이벤트다 보니까 지자체서도 많이 신경 쓰셨을 거 같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매년 핼러윈 때 이태원이 대표적인 모임 장소가 되었던 점이나 또 동시에 그렇게 이태원 거리에 인파가 많은 게 화제가 되는 점, 이런 상황을 고려해서 조치를 취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예를 들어서 이렇게 좁은 골목은 일방통행을 해야 하는 조치를 하면 그래도 지금과 같은 참사는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이 많이 듭니다.
◇ 이재윤> 전에도 핼러윈 행사 때문에 이태원을 방문하신 적이 있으십니까?
◆ 조민경> 네, 저는 코로나 이전에 3년 전에도 한 번 방문했었어요.
◇ 이재윤> 그때하고는 상황이 많이 다른 거죠?
◆ 조민경> 비슷하기는 한데 그래도 언론에서 말한 것과 비슷하게 3년 만에 노 마스크 축제다 보니까 인파가 더 많았던 것 같아요.
◇ 이재윤> 그렇군요.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조민경> 네, 감사합니다.
◇ 이재윤> 참사 그 현장을 바로 10분 전까지 있었던 분의 이야기 들어봤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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