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길수록 짜릿한 가을 ‘문학’

안승호 기자 2022. 10. 31.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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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S 해피엔드’ 시나리오…SSG랜더스필드를 지배하라
담장까지 거리 짧은 타자 친화구장
7차전까지 가게 되면 ‘최대 5경기’
홈런 잘 나와 ‘한 방 싸움’이 승부처

누가 언제 무엇을 어떻게 왜, 어떤 장소에서…. 2022시즌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승부처는 장소다. 정규시즌 우승팀 SSG의 홈구장인 SSG랜더스필드 ‘문학구장’이다.

어디를 가더라도 똑같은, 다이아몬드 모양의 야구장 페어 그라운드. 그러나 문학구장은 규모의 차이로, 그 공간에서 뛰는 선수들의 체감도와 실제 경기를 통해 나타나는 지표에서 모두 차이를 보인다.

타자든 투수든 그라운드로 들어서면 외야 담장이 먼저 보이는 곳이다. 좌우 담장까지 거리가 95m에 중앙 담장까지는 120m에 불과하다. 무엇보다 담장 높이가 국내 구장 중 가장 낮은 2.42m로 눈으로 먼저 홈런을 의식하게 되는 구조다.

더구나 이번 한국시리즈는 문학구장에서 최대 5경기가 열릴 수도 있다. 1, 2, 5, 6, 7차전이 정규시즌 우승팀 홈구장 경기로 편성돼 있다. 3, 4차전만 키움의 홈구장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다.

올해 포스트시즌은 이미 홈런 한 방으로 흐름이 갈리고 있다. 준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키움 송성문의 역전 2점홈런이 전체 시리즈의 우열을 정리했고,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는 키움 야시엘 푸이그의 역전 솔로홈런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문학 시리즈에서는 ‘홈런의 위력’이 더욱 도드라질 가능성이 크다.

올해 KBO리그 정규시즌에서는 720경기에서 경기당 1.51개꼴인 홈런 1085개가 터져 나왔다. 그런데 문학구장에서는 올해 72경기에서 경기당 2.19개꼴인 홈런 158개가 쏟아졌다.

키움 역시 올시즌 팀 홈런 수가 94개로 경기당 평균 홈런 0.65개를 생산하는 데 그쳤지만, 문학에서 벌인 8경기에서는 경기당 1.25개꼴인 홈런 10개를 쏘아올렸다.

SSG도 올시즌 경기당 평균 홈런 0.96개를 때린 가운데 문학에서 경기당 평균 홈런 1.08개를 쳐내며 타선이 폭발했다.

키움의 주포인 이정후와 푸이그가 올시즌 문학구장에서만 홈런 3개씩을 때린 것도 눈여겨볼 대목. 특히 푸이그는 문학구장 타율이 0.194에 그쳤지만 일발 장타로 SSG 배터리를 위협했다. 푸이그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홈런 3개로 최고의 페이스를 보이고도 있다.

SSG에서는 역시 최정의 ‘한 방’이 최대 무기다. 최정은 올시즌 홈런 26개 중 문학에서 15개를 기록했다.

반대로 투수진 입장에서 문학구장은 부담의 장소다. 등 뒤의 외야 담장을 의식하고 피칭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키움 또한 올시즌 팀 평균자책이 3.79로 견고한 편이었지만 문학구장에서는 평균자책이 5.45까지 치솟았다. 시즌 평균 피OPS 0.699를 기록한 가운데 문학구장에서는 피홈런 10개로 피OPS도 0.826으로 치명적인 수준까지 올라갔다.

문학구장을 안방으로 쓰는 SSG 투수들도 홈구장이 편한 것만은 아니었다. SSG는 시즌 평균자책 3.87을 기록하면서 문학에서는 4.13으로 고전했다. 다만 문학구장 피OPS는 0.698로 시즌 평균인 0.688과는 비교적 차이가 작았다. 키움보다는 홈구장의 적응력으로, 편차를 줄일 수 있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안승호 선임기자 siwo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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