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 깬 이준석 “참사 너무 안타까워···경찰, 배치만으로도 도움돼”

문광호 기자 2022. 10. 31.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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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정치권은 신속하게 대책 수립해야”
지하철 무정차 운행 등 재발 방지안 제시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달 28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법원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헌 효력 정지 가처분 심문을 마친 뒤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3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추모하며 “정부와 정치권은 신속하게 대책의 수립과 필요한 법 개정을 해나가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이 그를 무고죄로 검찰에 송치한 이후 18일 만의 공개 발언이다. 이 전 대표는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경찰 인력을 미리 배치해 해결될 수 있었던 문제는 아니었다”는 발언을 겨냥한 듯 “경찰의 배치는 그 경찰관이 물리적으로 어떤 행동을 하는 것보다 배치만으로 질서유지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참사 이후 낮과 밤은 뒤바뀌었고, 지난 40여 시간 동안 말을 보태지 못했다”며 이 같이 전했다. 그는 “너무 안타깝기도 했고 누군가를 지목해서 책임소재를 묻는 일보다는 조금이라도 이런 상황을 방지하는 방법이 없을까를 고민했다”며 자신이 생각한 대책들을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학에서 졸업한 뒤 한국에 돌아와 부모님과 10년을 이태원에 살았다. 사고가 발생한 골목이 아니더라도 위험한 지점은 많다”며 비좁은 6호선 출입구들과 심도 깊은 역사도 위험하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또 각종 통계와 데이터를 활용해 지하철 무정차 운행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통신사의 기지국 밀집도 데이터와 교통카드 승하차 인원 통계를 바탕으로 사람의 의사판단이 아니라 자동으로 무정차 운행을 시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이태원역에서 지속해서 하차하여 이태원으로 유입되는 사람의 수를 조기에 조절했다면 조금 상황이 완화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재난문자, 스피커를 통한 PA(Public Address) 시스템을 통한 위기상황 전파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경찰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경비 업무에 투입될 수 있는 경찰 인력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며 “경찰과 지자체에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시 일시적이고 즉각적인 영업중지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법 개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밀집지 안전대책에 대한 폭넓은 고민과 집중적인 투자로 다시는 이런 참사가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안타까운 마음에 머릿속에 도는 파편들이 많지만 무엇보다도 시간을 이틀 전으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다시 한번 추모하고 애도한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검찰 송치 직후인 지난 13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는 송치 혐의에 대하여 부인한다. 여러분이 의문을 가지시는 일은 없었다”고 전한 이후 18일 만에 처음 공개 발언을 했다.

문광호 기자 moonlit@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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