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좁은 골목길에 '꼼수'로 만든 임시 벽…참사 키웠다
지금부터는 이번 참사가 드러낸 제도적인 허점들도 짚어보겠습니다. 참사가 난 골목길은 폭이 3m 정돈데, 실제로는 더 좁았습니다. 꼼수로 만든 임시 벽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희생자가 많이 나온 사고 현장 바로 옆에 있었습니다.
김안수 기자입니다.
[기자]
사고가 난 골목입니다.
희생자가 나온 사고 장소 바로 옆에는 분홍색 임시 벽이 설치돼있습니다.
폭은 약 70㎝ 정도로 안에는 에어컨 실외기가 있습니다.
건축법상 도로의 폭은 4m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 골목길 3m 밖에 안됩니다.
가뜩이나 좁은 길은 이 임시 벽 때문에 더 좁아졌습니다.
그런데 이곳은 통행을 위해 공터로 남겨둬야 하는 공간입니다.
실제로 2016년에 이 공간에 건축물이 있었지만, 구청으로부터 지적을 받고 철거됐습니다.
그런데 남아있는 임시 벽은 불법은 아닙니다.
지붕이 없어 건축물이 아닌 것으로 보기 때문입니다.
호텔 측도 가벽만 세워 건축물이 아닌데다, 20년 동안 계속됐기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합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꼼수라고 지적합니다.
[건설사업관리자 (감리) : 도로가 건축물과 인접할 때는 그 사이에 여유 공간을 확보해야 (실외기를 옥상에) (설치하면) 경비가 상당히 많이 듭니다. 그래서 편법으로 여유 공간에 설치를…]
근처 다른 골목길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해밀턴 호텔의 건축물대장입니다.
호텔 뒷면 17제곱 미터가 무단증축 됐다며 건축물대장에 위반 건축물이라고 적혀 있습니다.
지도로 확인해보니 사고가 난 골목 근처입니다.
사고 당일 사진에서도 사람들 통행에 지장을 주는걸 볼 수 있습니다.
길이 더 좁아졌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해 호텔 측은 "영업을 위해서 과태료를 내고 사용하고 있다"면서 "이번 사건과 무슨 관계가 있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이경원/용인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참 안타깝네요. 장애물로 작용하고 시야를 제한하게 되고… 부정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데 영향이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드네요. 확실히.]
(화면제공 : 카카오맵)
(영상디자인 : 신재훈 조성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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