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표 강원FC대표이사 물러난다···정치적 압박?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45)가 올해를 끝으로 2년 간 수행한 대표이사직을 내려놓는다.
이 대표이사는 31일 본지와 통화에서 “임기는 끝났고 인사권자인 김진태 강원도지사 결정을 존중한다”며 “(남은 두 달 동안) 나머지 임무를 잘 끝내겠다”고 말했다.
강원 홍천 출신 이 대표이사는 2020년 12월 강원FC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공식 임기는 올해 말까지 2년이다. 이 대표이사는 2021년 팀이 가까스로 1부에 잔류한 뒤 최용수 감독을 영입해 올해 순위를 6위까지 끌어올렸다. 이 대표이사는 성적뿐만 아니라 스폰서 유치, 예산 확보, 상품화 사업, 사회 공헌 활동도 잘해 두루 호평을 받았다.
이 대표이사가 재계약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지방자치단체에 의해 흔들릴 수밖에 없는 시도민구단 한계가 다시 한번 드러났다. 지방자치단체장 선거 후 단체장이 바뀔 경우, 시도민 구단 수뇌부가 바뀌는 경향이 짙다. 지자체장은 선거에서 당선을 도운 주요 인사에게 단체장으로 줄 수 있는 자리를 나눠줘왔다. 김진태 도지사가 어떤 비전을 갖고 대표이사 교체를 감행했는지는 모르지만 이 대표이사보다 더 뛰어난 인물을 찾기는 쉽지 않다는 게 축구계의 시각이다. 김진태 도지사는 국민의힘, 앞서 2선에 성공한 최문순 전 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수원FC 김호곤 단장(71)도 수원시로부터 최근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김 단장은 2020년 1부 승격, 2021년 파이널라운드A 진출을 이뤘고 올해에는 순위가 7위로 한 계단 내려갔지만 안정적인 성적을 유지하면서 이승우 영입으로 구단 인기도 끌어올리는 데 기여했다. 김 단장의 인사권자는 이재준 수원 시장이다. 축구계에서는 이 시장이 선거에서 자신을 도와준 몇몇 축구인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기 위해서 김단장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았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이재준 시장과 앞서 3선까지 한 염태영 전 시장 모두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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