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새 6% 오른 증시…이대로 쭉?
“내달 자이언트스텝 후 약세 올 것
경기침체 현실화 우려 대비해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가능성이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국내외 증시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7~8월과 같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 일시적 반등 장세)가 한동안 계속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있지만, 전문가들 중에는 아직은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31일 코스피는 2293.61에 마감했다. 약 한 달 전인 지난 9월30일(2155.49)과 비교해 6.41% 상승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도 3.37% 올랐다.
지난 9월에는 코스피가 2200선을 밑돌고 심리적 저지선인 2000선이 위태롭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당국이 9월28일 증권시장안정펀드(증안펀드) 재가동을 준비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지만, 한 달 사이 오히려 증시가 반등한 것이다.
10조원 규모로 조성한 증안펀드는 아직 시장에 참여하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증안펀드 자금 출자사인 금융사의 이사회 의결은 마친 상태여서 시장 상황이 악화하면 증안펀드를 언제든지 가동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지난 한 달간 국내 증시의 반등은 연준의 속도 조절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뉴욕증시가 상승한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부터 이달 28일까지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14.4%),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8.8%), 나스닥지수(5.0%) 등 뉴욕증시 주요 지수는 모두 상승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준이 또 한 번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을 밟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이후에는 경기침체 우려에 금리 인상 폭을 줄여나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연준은 11월1~2일(현지시간) FOMC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안영진 SK증권 연구원은 “최근 위험자산 훈풍 현상의 으뜸 요인은 연준의 피봇(정책 전환) 기대감 재점화”라며 “연준이 11월 FOMC에서 0.75%포인트 금리 인상을 하리라는 것이 절대 다수의 전망이지만 제롬 파월 연준 의장(사진)의 가이던스(통화정책방향 예고)를 보면 시장이 기대한 피봇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중에는 지난 한 달간의 상승세가 길게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더 많다. 최근 증시 반등이 경기침체에 따른 연준의 피봇 기대감에 기댄 상승세인 만큼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 결국 주가가 다시 약세를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공론화되는 이면에는 가시화되고 있는 경기침체 우려가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그동안 증시를 압박해왔던 핵심 변수가 금리 인상과 긴축이었다면 앞으로는 경기가 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은 바닥 신호 없이 연준의 정책 전환 기대가 먼저 올라온 상황이어서 추세적 전환이라기보다는 기술적 반등이라고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박채영·유희곤 기자 c0c0@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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