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광주·전남 희생자도 9명…빈소 ‘침통’
[KBS 광주] [앵커]
이태원 참사 희생자 가운데는 광주 전남에 연고를 둔 희생자도 여럿입니다.
모두 9명이 사망자로 잠정 집계됐는데, 역시 20대가 많았습니다.
사연을 김애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서울의 미용실에 취업한 열아홉 막내딸.
바쁜 타향살이에도 아버지에게 하루도 빠짐없이 안부전화를 걸었고, 지난 여름에는 고향에 와 용돈 봉투를 건네기도 했습니다.
사고 하루 전, 핼러윈 때 입을 옷 사진을 찍어보내며 들떠있었던 것도 잠시.
그날 밤, 직장동료와 함께 7명이 이태원을 찾았고, 딸을 포함해 네 명이 희생됐습니다.
아버지는 영정사진 속 딸이 지금이라도 살아 돌아올 것만 같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A 씨 아버지 : "저 사진을 봐도 믿기지도 않고, 믿으려고 하면 눈물 먼저 나와버리고... 금방이라도 전화도 올 것 같고, 아빠 놀릴 것 같고. 나도 같이 장단맞춰서 같이 놀리고 그랬거든요..."]
친구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 건 고향 친구들도 마찬가지입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A 씨 친구 : "저희 고민도 엄청 잘 들어주고, 뭐든지 열심히 하는 착한 친구였어요. 이제 스무 살인데, 할 것도 많고..."]
서울에 있는 은행에 비정규직으로 입사한 스물셋 딸.
다음 주, 정규직 전환 시험을 치르러 고향에 오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왔고, 함께 현장에 있었던 친구와 같은 장례식장에 안치됐습니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 B 씨 아버지 : "(경찰에서) 이태원에서 분실물 수거를 해서 보관을 하고 있는데 '이게 따님 핸드폰이냐?' 그렇다. 그 소리를 듣고 하늘이 무너지는 줄 알았죠."]
광주와 전남 연고자로 파악된 희생자는 모두 9명.
10대 1명, 20대 청년이 6명, 40대가 2명입니다.
이들의 빈소에는 젊고 아까운 목숨을 추모하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습니다.
KBS 뉴스 김애린입니다.
촬영기자:정현덕
김애린 기자 (thirst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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