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CCTV에 담긴 ‘긴박한 순간’…“누군가 밀었다” 경찰 수사

김성수,오대성 2022. 10. 31.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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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계속해서 여의도 스튜디오에서 소식 전해드리겠습니다.

참사 원인을 규명하기 위한 수사도 본격화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인근의 CCTV 영상을 확보해 정밀 분석중인데 누군가 고의로 밀었다는 의혹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김성수 기잡니다.

[리포트]

사고 발생 지점에서 이태원역 방향으로 10m 가량 떨어진 곳.

CCTV에 기록된 시간은 29일 밤 10시 6분입니다.

골목을 가득 채운 시민들이 떠밀리듯 이동하다가, 9분쯤 뒤 한 남성이 손으로 '엑스' 표시를 하면서 행인들에게 물러가라고 합니다.

잠시 뒤 경찰이 다급히 골목으로 뛰어 들어가는 모습도 찍혔습니다.

KBS가 입수한 이 CCTV 화면엔 사고 지점의 모습은 없지만, 참사를 전후한 현장 인근의 '흐름'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경찰도 이 화면을 비롯해 사고 현장 인근의 CCTV 50여 대의 영상을 확보했습니다.

또 사고 전후 SNS 등에 올라온 영상들까지, 정밀 분석 중입니다.

시민들의 대열이 무너지기 시작한 첫 순간의 특이점을 찾아내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골목 오르막 쪽에서 누군가 고의로 민 사람이 있다는 주장도 온라인 등에서 제기됐는데, 경찰도 이 부분 확인하고 있습니다.

인근 업소 종사자와 사고 현장 목격자, 부상자 등 40여 명에 대한 조사를 진행했습니다.

[사고 목격자/음성변조 : "약간 미신 분들이 있었던 거 같아요. 한쪽이 밀리다 보니까. 또 반대쪽에서 맞받아치시겠죠. 그래서 왔다 갔다 하시던 중에 사고가 난 것 같았어요."]

경찰은 참사가 발생한 골목길에 불법 시설물이 있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습니다.

폭 3.2 미터, 가뜩이나 좁은 골목을 더 비좁게 만드는 구조물이 설치돼 있었을 경우, 행인들의 통행을 더욱 어렵게 만들었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오늘(31일) 40여 명을 투입해, 사고 현장에 대한 첫 합동 감식을 벌였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원인이 복합적으로 보이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원인 규명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은 관할 지자체인 서울시와 용산구에 대해서도, 인파가 몰릴 상황에 대비해 사고 예방 의무를 다했는지 수사할 예정입니다.

KBS 뉴스 김성숩니다.

[앵커]

이처럼 누군가 민 사람이 있다는 주장에 대해 경찰이 수사하고 있지만 당시 현장 상황으로는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 어렵고 목격자들의 증언도 엇갈리고 있습니다.

경찰은 사실로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악의적으로 유포할 경우 처벌한다는 방침입니다.

오대성 기잡니다.

[리포트]

이태원 참사 5시간 뒤 인터넷에 올라온 글입니다.

"누군가 '밀자, 얘들아'라고 말한 뒤 사람들을 밀어버렸다"

자신이 그 현장 근처에 있었다며 이 같은 주장을 제기했습니다.

KBS 취재진이 해당 글 게시자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소OO/글 게시자 : "앞으로도 뒤로도 저도 못 가는 상황이었습니다. 5~6명 정도 남녀구분 없이 시작한 것 같은데, 그 '밀어 밀어' 소리가 계속 하다 보니 옆에 있는 분들도 다 같이 '밀어, 밀어, 얘들아' 이러면서 제 뒤에 있던 그분까지 저를 밀게 된 거였어요."]

이 게시글을 포함해 시민들의 영상과 목격담들이 온라인에 퍼졌고, 한발 더 나아가, 머리에 '특정 장식'을 한 사람을 지목하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다만 현장에 있던 목격자조차도 누군가의 악의성, 고의성을 지적하는 데는 신중한 입장을 취했습니다.

[소OO/글 게시자/음성변조 : "(뒤에 있던) 그분도 저희를 고의로 밀었는지는 확실히 모르겠지만, 밀려서 아마 그 사람들도 더 세게 밀게 되지 않았나..."]

시끄러운 소음과 제한된 시야로 인해, 현장에서조차 명확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운 상황이었고, 그만큼 목격자들 얘기도 엇갈립니다.

[김OO/현장 목격자 : "(저는) 내리막길 진입 전에 왼쪽 골목에 있었고, 멀리서 들리는 소리는 하나도 안 들렸을뿐더러 '밀어 밀어' 이런 것도 저는 듣지는 못했고, 주변 분들께서만 밀지 말라고..."]

경찰도 현장에 있었던 사람들을 대상으로 누군가가 밀었는지를 조사하고 있지만 그것이 의도를 가진 행위였는지, 혹은 본인도 떠밀리는 과정에서 그렇게 된 건지를 규명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이번 사건 수사본부와 별도로 사이버대책 상황실을 꾸리고 온라인 유언비어와 '2차 가해' 등에 대해서도 엄단하겠단 방침을 밝혔습니다.

경찰은 현재까지 6건의 고인 명예훼손 사건을 '입건 전 조사' 중이고, 63건의 게시물에 대해선 관계 기관에 삭제나 차단을 요청했습니다.

KBS 뉴스 오대성입니다.

촬영기자:김민준 최하운/영상편집:박은주 위강해/그래픽:이경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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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수 기자 (ssoo@kbs.co.kr)

오대성 기자 (ohwhy@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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