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 매몰 수색 6일째... 지하 190m 고립 2명, 생사 확인 1차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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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26일 경북 봉화군 소천면 한 아연 광산에서 채굴 작업을 하다 토사가 무너지며 갱도에 고립된 작업자 2명에 대한 구조 작업이 31일까지 엿새째 지속됐다. 구조 당국은 땅속으로 구멍을 뚫어 철제관을 내려보내는 시추 작업 등으로 작업자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이날 구조 당국이 목표 지점까지 시추 작업을 진행했음에도 작업자들의 생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해 1차 시추 작업은 실패했다. 이날까지 작업자 2명의 생존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북소방본부 등은 31일 작업자들이 고립된 제1 수직 갱도에서 지름 76㎜와 98㎜ 기기 등 천공기 두 대를 사용해 시추 작업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시추 작업은 이날 각각 지하 185m와 지하 76m 구간까지 진행됐다고 한다. 당초 구조 당국은 제1 수직 갱도 작업자들이 지하 190m 지점에서 고립됐지만 갱도 내 통로 등을 통해 지하 170m 지점으로 대피했을 것으로 보고 작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185m 지점까지 시추를 진행했음에도 작업자들을 발견하지 못했다. 구조 당국은 “76㎜ 천공기를 통해 진행한 시추 작업이 실패했다”면서 “다른 지점에서 다시 시추 작업을 진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119시간 가까이 진행된 구조 작업에도 진척이 없자 작업자 가족들은 일부 불만을 표출했다. 고립된 작업자 박모(62)씨의 부인 이영희(63)씨는 “대통령이 지시했는데도 천공기를 2개밖에 못 구해 작업이 늦어지니 말이 되느냐”며 “최대한 기기를 섭외해서 구조해달라”고 했다.
구조 당국은 76㎜ 천공기를 다른 지점으로 이동해 시추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고립된 작업자들이 대피 예상 지역으로 피신했을 경우, 철제관을 통해 빛을 보거나 관을 쳐서 생존 신호를 보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관을 통해 식품과 의약품 및 통신 장비 등도 작업자들에게 내려보낼 수 있다. 구조 당국 관계자는 “천공기 2대도 추가로 수배해 1일부터 작업에 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생존 신호 등을 파악하는 시추 작업 외에 고립된 작업자들을 구출하기 위한 진입로 확보 작업도 동시에 진행 중이다. 구조 당국은 수직 깊이 140m의 제2 수직 갱도에서부터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지점까지 진입로를 확보하기 위해 암석 제거 작업을 진행 중이다. 작업자들이 제1 수직 갱도에 고립됐지만, 이 갱도가 무너진 토사 때문에 진입이 어려운 만큼, 구조 당국은 제2 수직 갱도를 통해 구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이다. 구조 당국은 현재까지 수평으로 50여m 구간까지 진입로를 확보했고, 작업자들이 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피 예상 지점까지는 아직 90여m 구간이 남은 상태다.
앞서 지난달 26일 오후 6시쯤 이 광산 제1 수직 갱도 지하 30여m 지점에서 모래와 흙 등 토사 900t이 아래로 쏟아졌다. 이 사고로 지하에서 채굴 작업 중이던 작업자 7명이 고립됐다. 이 중 2명은 오후 8시쯤 자력으로 탈출했고, 3명은 오후 11시쯤 광산 운영 업체 A사 측에서 구조했다. A사 측은 조장 박모(62)씨와 보조 작업자 박모(56)씨를 구조하려다 시간이 지체되자 사고 하루 뒤인 27일 오전 8시 30분쯤 119에 구조 신고를 했다. 사고 발생 후 14시간이 넘어선 상태였다.
작업자 가족들은 늑장 대응으로 구조 작업이 지연됐다며 A사 측의 과실을 지적하고 있다. A사 측 대표이사는 지난달 28일 고립된 작업자 가족들을 찾아 “119 신고가 늦은 것에 대해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사과했다. 당국 관계자는 “업체 측이 자체적으로 구조가 가능하다고 판단해 신고가 늦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 8월에도 같은 광산에서 채굴 작업을 하던 중 작업자 2명이 숨지거나 다치는 등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지난 8월 사고에 대해 해당 업체 관계자들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수사 중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작업자들의 생존 여부가 나오면 8월 사건과 함께 업체 측 혐의를 수사할 방침”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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