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추모 시간” “수습 총력”…여야 지도부, 분향소 찾아 조문

국민의힘, 정부 책임론 차단
민주당은 용산 1인 시위 중단

여야 지도부가 31일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국민의힘은 “지금은 추모의 시간”이라며 정부 책임론 확산 차단에 주력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조기 수습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다짐하면서도 일각에선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차려진 서울광장을 찾았다. 정 위원장은 방명록에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철저히 노력하겠습니다’라고 썼다. 정 위원장은 “너무 비통한 마음이다.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소속 의원 전원이 국회 상임위원회별로 합동분향소 조문 방안도 고려 중이다. 내년도 예산에서 안전 관련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정 위원장은 비대위 회의에서 사고 희생자에 대한 혐오 표현과 낙인찍기, 경찰·소방관을 비난하는 근거 없는 유언비어가 유포되고 있다며 “지금은 추궁의 시간이 아닌 추모의 시간이다. 슬픔을 나누고 기도해야 할 시간”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사고 수습, 원인 규명, 지원책 마련을 차분히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서울 용산구 녹사평광장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했다. 그는 이어 참사 현장인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으로 이동해 용산소방서 관계자의 설명을 들었다. 이 대표는 “연례행사인데 이번에는 진입 통제도 없고 차도·인도 분리도 없고 일방통행 관리도 안 하니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앞서 최고위원회의에서 “국민 여러분의 생명과 안전을 제대로 완벽하게 지켜내지 못한 책임에 깊이 사죄드린다”며 “왜 그런 사안이 벌어졌는지, 앞으로 어떤 조치가 필요한지에 대해 당연히 사후 조치가 뒤따라야겠지만, 현재로서는 일단 수습과 위로에 총력을 다할 때”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회도 참사 수습에 초당적으로 신속하게 협력하겠다”면서도 “예방조치, 안전관리, 사고 초동대처 등에 미흡함은 없었는지 꼼꼼하게 살펴서 국민적 의구심과 우려를 해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윤석열정권 정치탄압대책위원회’의 용산 대통령실 앞 1인 시위를 멈추고, 감사원법 개정안에 대한 당론 추인 절차도 미뤘다. 국민의힘과 합의해 오는 3일로 예정된 국회 운영위원회의 대통령실에 대한 국정감사 일정을 8일로 연기했다. 국회 당대표실의 뒷걸개 문구는 ‘야당탄압 규탄, 보복수사 중단’에서 ‘힘을 모읍시다. 이태원 참사 희생자의 명복을 빕니다’로 교체했다.

정대연·김윤나영 기자 hoan@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