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살려달라'는 사람 보여 눈도 못 감아"…트라우마 겪는 의인

오대영 기자 2022. 10. 31. 2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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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용보도 시 프로그램명 'JTBC 뉴스룸'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JTBC에 있습니다.
■ 방송 : JTBC 뉴스룸 / 진행 : 오대영

[앵커]

참사 현장에는 많은 사람들을 살린 의인도 있었습니다. 건물 안으로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심폐소생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생긴 상처의 흔적이 길게 남았다고 합니다. 극심한 트라우마를 호소하는 분을 잠시 만나보겠습니다. 우선 공익을 위해 이렇게 인터뷰에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익명 : 안녕하세요.]

[앵커]

인근 가게에서 보안요원으로 일하신다고 들었습니다. 힘드시겠지만 당시의 구조 상황을 들어볼 수 있을까요?

[익명 : 저는 단국대학교 체육대학에 다니고 있는 대학생이었습니다. 저는 그리고 그 당시에 가게 보안요원으로 일하고 있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사람들을 빼내려고 노력했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양옆에서 사람들이 좁혀져 와서 밑에 있던 분들은 어떻게 해도 뺄 수가 없었고 일단 제 눈에는 보이는 대로 최대한 빼냈습니다.]

[앵커]

일하던 가게에 많은 분들을 대피시킨 게 맞는 거죠?

[익명 : 맞습니다.]

[앵커]

구하신 시민 중에서 어린아이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맞습니까?

[익명 : 맞습니다. 아이의 어머니가 아이라도 가게 안으로 넣어달라고 하셔서 제가 그 아이의 겨드랑이를 잡고 제 뒤에서는 외국인분들이 제 허리를 잡고 있는 힘껏 빼냈습니다. 그리고 아이의 팔다리를 계속 주무르면서 어떻게든 말을 걸어줬었습니다.]

[앵커]

구조 후에는 심폐소생술도 하셨다고요?

[익명 : CPR을 하는데 입이랑 코에서 계속 피가 나와서 보고 있기 좀 힘들었지만 30분이고 1시간이고 계속해
보았습니다. 나중에는 빼낸 사람들이 계속 몰려들어와서 계속해서 CPR을 했고 지금은 그분들의 얼굴조차 잘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앵커]

지금은 일상생활이 쉽지 않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상태입니까?

[익명 : 그날 저는 집에 가서 어머니, 아버지 손을 붙잡고 계속 울었습니다, 너무 무서워서. 화장실도 혼자 가면 무서웠고 눈을 감거나 조금이라도 어두워지면 살려달라는 분들의 눈이 보이고 밑에서 살려달라는, 제 발목을 붙잡는 것 같은 느낌이 계속 들어서 사실 지금은 조금 힘듭니다.]

[앵커]

혹시 정부가 안내하는 심리센터에는 전화를 해 보셨습니까?

[익명 : 그거는 잘 제가 대답하고 싶지 않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제가 전해 듣기로는 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걸로 들었는데 더 이상 질문을 드리지 않겠습니다.
많은 분들의 생명을 구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리고 어려운 와중에도 공익을 위해서 인터뷰에 나와주셨습니다. 이 역시 고맙습니다.

[익명 : 감사합니다.]

[앵커]

빠른 회복을 기원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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