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첫 모험이었던 한국행” “한국 좋아한 딸”
교환학생, 한국말 배우러…
K드림 찾았다 허무한 죽음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목숨을 잃은 이들 중에는 외국인 26명도 포함됐다.
워싱턴포스트(WP)와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 애틀랜타 교외에 사는 스티브 블레시는 이번 사고로 차남 스티븐(20)을 잃었다. 스티븐은 교환학생으로 이번 가을학기부터 서울에 머무르고 있었다.
블레시는 30일(현지시간) NYT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등을 칼로 1억번 찔린 심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이태원 사고 소식을 접한 블레시는 스티븐에게 연락이 닿지 않자 주한 미국대사관과 유학센터를 포함해 백방으로 전화를 돌렸고 이날 오후 11시30분쯤 주한 미국대사관으로부터 스티븐이 사망자 명단에 포함돼 있다는 통보를 받았다.
블레시는 아들이 여행과 농구를 좋아했으며 국제 비즈니스와 동아시아에 열정이 많았다고 전했다. 그는 “모험을 좋아하는 아들에게 한국행은 그의 첫 번째 큰 모험이었다”고 WP에 전했다.
스티븐은 지난주 “중간고사를 마쳤다”며 “이번 주말 즐거운 시간을 보내겠다”고 아버지에게 문자를 보냈다.
스티븐의 부모는 슬픔을 넘어 이런 일이 일어나도록 방치한 당국에도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고 NYT가 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은 이태원 참사로 딸 메이(26)를 잃은 일본 홋카이도 네무로시 주민 도미카와 아유무(60)의 사연을 전했다.
도미카와는 딸에게 건 전화를 한국 경찰관이 받으며 길에서 휴대전화를 주웠다고 설명하자 딸이 사고에 휘말렸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딸이 무사하기만을 기도했지만 이날 저녁 일본 외무성으로부터 사망 통보를 받았다.
도미카와에 따르면 메이는 도쿄에서 액세서리 제작과 웹디자인 일을 하다가 지난 6월부터 한국의 어학센터에 유학 중이었다. 도미카와는 “딸은 정말 한국을 좋아하고 즐겼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 많은 친구가 생긴 것 같았다”고 말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외교부는 30일 이태원 참사 사망자 154명 중 26명이 외국인이라고 밝혔다. 이들의 국적은 이란 5명, 러시아 4명, 미국 2명, 일본 2명, 우즈베키스탄, 중국, 노르웨이, 프랑스, 호주, 스리랑카, 오스트리아, 카자흐스탄, 태국, 베트남 각 1명이다.
박은하 기자 eunha999@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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