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친구, 내 자식 숨진 것 같아”... 외국인 추도객도 눈물
‘이태원 핼러윈 참사’ 사망자를 애도하기 위한 합동 분향소가 31일 전국 곳곳에 마련되면서 애도 행렬이 이어졌다.
서울시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광장에 분향소를 열었다. 오후 5시까지 4000여 명이 조문했다. 이태원 참사에서 같은 또래들이 다수 숨진 20대 청년들이 전국 곳곳에서 분향소를 찾아왔다. 대학생 윤정빈(23·경기 부천)씨는 “사고 당시 SNS(소셜미디어) 영상을 보고 충격에 빠졌다”며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 왔다”고 했다. 이승훈(21·충남 천안)씨는 “친구 같은 사망자가 많아 너무 안타깝다”고 했다. 대학생 정원우(26)씨도 “도저히 남의 일 같지 않아서 광주에서 새벽 기차를 타고 올라왔다”고 했다.
참사가 일어난 지난 29일 이태원 현장에 있었던 이들도 분향소를 찾아왔다. 이태원 골목 식당에 있었던 김은지(24·서울 성북구)씨는 “창밖으로 본 사망자들의 얼굴이 계속 생각나 너무 괴롭다”며 “고인들을 적극적으로 도와주지 못해 미안한 마음에 분향소에 들렀다”고 했다. 참사가 발생하기 10분 전 현장을 빠져나와 목숨을 건졌다는 서모(27·서울 중랑구)씨는 “조금만 더 늦었다면 내가 사망자가 됐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조문하러 왔다”고 했다.
이번 참사로 외국인도 26명 숨졌다. 아프리카 알제리에서 온 관광객 에스니아(60)씨는 “국적을 떠나 나도 한 사람의 엄마”라며 “전 세계가 이 사고에 같이 슬퍼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인 유학생 양우(30)씨는 “중국 사람들도 슬퍼하고 안타까워하고 있다”고 했다.
2년 전 30대 아들을 사고로 잃었다는 김모(69)씨는 “이태원에서 내 아들이 죽은 것 같아서 왔다”고 했다.
지하철 이태원역에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꽃을 놓아 만든 시민 분향소에는 이태원 주민이 많았다. 출근길에 잠깐 들렀다는 김경민(27)씨는 “아는 친구들이 떠나 너무 슬프다”며 “좋은 기억만 간직하고 싶다”고 했다. 서순금(76)씨는 “사고 날 다친 젊은이들을 보고 밤에 한숨도 못 잤다”고 했다. 서씨는 울면서 꽃 한 송이를 내려놨다.
애도 분위기는 각 지역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남도청 합동분향소를 찾은 목포 시민들은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사고였는데 안타깝다” “못다 한 꿈, 하늘에서 펼치길 바란다”고 했다. 전남 진도에선 사망자들의 극락왕생을 기원하는 추모제도 열렸다. 강원도는 춘천에 분향소를 마련했다. 최모(45·강원 춘천)씨는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잘 마련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이날 오전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아 애도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민의힘 지도부와 한덕수 국무총리,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오세훈 서울시장 등도 찾아와 애도했다. 이재명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녹사평역과 이태원역에 마련된 분향소에서 애도했다.
세계 각국에서도 애도가 이어졌다. 자국민 2명이 사망한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30일(현지 시각) 트위터를 통해 “이 슬픈 시기에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우리의 마음을 전하며, 부상한 사람들의 쾌유를 빈다”고 밝혔다. 5명의 사망자가 나온 이란 정부도 외교부 대변인을 통해 애도의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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