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건설, 송도 분쟁서 승소…3조5천억 배상 위기 벗어났다

합작사 이익·비용배분 갈등 등
인천 국제업무단지 개발 소송
美 부동산개발사 상대로 이겨
분쟁 3년만에 리스크 털어내

포스코건설이 인천 송도 국제업무단지(IBD) 개발 사업과 관련해 미국 부동산 개발 회사 게일인터내셔널과 벌인 국제 분쟁에서 승소했다.

31일 포스코건설은 국제상업회의소(ICC)가 2019년 게일인터내셔널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중재에 대해 최근 기각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포스코건설에 따르면 ICC 중재판정부는 회사가 IBD 개발 사업 과정에서 게일인터내셔널에 취한 조치가 모두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앞서 포스코건설과 게일인터내셔널은 2002년 3대7 비율로 합작회사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를 세워 IBD 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인천시가 송도를 국제도시로 만들기 위해 추진한 프로젝트다. 서울 여의도 면적의 약 두 배인 IBD 용지(약 574만㎡)에 24조원을 투자해 주택·업무·문화·교육시설 등을 짓기로 했다. 2005년에는 아파트 단지 '더샵 퍼스트월드', 송도중앙공원, 송도국제학교,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등을 건설하는 방안도 논의됐다.

그러나 포스코건설과 게일인터내셔널이 이익과 비용 배분 문제를 둘러싸고 극한 갈등을 빚으면서 2015년부터 사업이 표류하게 됐다. 게일 측이 결국 같은 해 IBD 개발 사업을 전면 중단하며 공사는 2년 넘도록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포스코건설은 개발 중단에 따른 손실을 떠안는 상황에 직면했다. 2017년 6월 말 기준으로 우발채무 규모만 1조4000억원에 달했던 것이다.

포스코건설은 이에 게일인터내셔널 측과 결별을 결정했다. 2017년 하반기에는 채무 불이행 상태에 놓인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의 대출금을 대신 갚았다. 이 과정에서 포스코건설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약정 담보로 제공됐던 게일인터내셔널의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 지분 70.1%를 취득했다. 포스코건설은 이후 이 지분을 2018년 다른 외국계 회사인 ACPG와 TA에 매각했다. 게일인터내셔널이 빠진 자리를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구해 채운 것이다.

게일인터내셔널 측은 이에 반발해 2019년 4월 ICC에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게일인터내셔널은 "본사의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 지분을 포스코건설이 처분한 것은 신의성실 의무를 위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분쟁은 론스타가 2012년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 이후 가장 큰 규모여서 주목받았다. 하지만 ICC는 최근 게일인터내셔널의 주장을 3년 반 만에 기각했다.

포스코건설은 "중재판정부가 당사의 지분 매각 등에 대해 IBD 개발 사업을 완수하기 위한 합리적인 결정이었다고 결론 낸 것"이라며 "잠재 리스크였던 지분 매각 등 25억달러(약 3조5580억원)의 배상 위기에서도 벗어났다"고 말했다.

[이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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