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원인 중 하나 무정차 통과…경찰 vs 교통공사, 진실공방

31일 오후 국과수와 경찰 관계자 등이 서울 용산구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 연합뉴스]

지난 29일 154명의 생명을 앗아간 이태원 핼러윈 참사의 원인 중 하나로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하지 않은 점이 지적되는 가운데 무정차 요청 시점을 두고 경찰과 서울교통공사간의 진실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31일 경찰은 참사 당일 오후 9시 38분경 용산경찰서 112상황실장이 서울교통공사에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압사 사고의 첫 신고시각인 오후 10시 15분보다 37분 빠른 시점이다. 즉 참사가 벌어지기 전 경찰이 지하철 무정차를 요청했으나 공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찰의 이같은 해명은 '사고 당일 경찰이 사고 발생 1시간 후에야 지하철 무정차를 요청했다'는 언론 보도에 관한 해명 과정에서 나왔다.

경찰의 이런 주장은 공사측의 설명과 차이가 있다. 서울교통공사는 용산경찰서가 참사 발생 이후인 29일 오후 11시 11분경 이태원역에 지하철 무정차가 가능한지를 문의했다고 설명했다.

즉 경찰이 이태원역 무정차를 요청했다는 사실은 양측이 인정하고 있지만 그 시점을 두고 경찰은 '참사 전', 서울교통공사는 '참사 후'라는 서로 다른 주장을 펴고 있는 것이다.

경찰은 지난 26일 열린 '핼러윈 기간 시민 안전 확보 간담회'에서도 이태원역장에게 대규모 인파가 모이면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요청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요청에 이태원역장은 "그동안 핼러윈 때 이태원역을 무정차로 운행한 사례는 없지만, 필요할 경우 현장에서 판단해 조치하겠다"고 답변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일부에서는 참사와 관련해 이태원역 무정차 통과를 하지 않은 점을 인명피해를 키운 요인 중 하나로 지목하고 있다. 지난달 29일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의 승하차 인원은 13만131명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7년간 핼러윈 데이를 앞둔 토요일 중에서도 가장 많은 숫자다. 특히 참가가 발생한 지점은 이태원역 1번 출구와 인접한 지역으로, 이태원세계음식거리에서 이태원역으로 향하는 골목이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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