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열악한 격리 못 참아... 정저우 폭스콘 직원들 담 넘어 탈출
애플 ‘아이폰’의 중국 최대 제조 기지인 허난성 정저우시 폭스콘 공장에서 대규모 직원 탈주 사건이 일어났다. 코로나 환자가 발생해 격리 조치가 강화되자 열악한 격리 환경과 음식 부족을 견디지 못한 10~20대 직원들이 “집에 돌아가겠다”며 공장 담장을 넘은 것이다. 방역으로 인해 대중교통 운영이 중단된 상황에서 주변 고속도로에서는 수십명의 폭스콘 직원이 이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정확한 숫자가 공개되지 않았지만 탈출 인원은 수백명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저우 폭스콘 공장은 30여 만명이 근무하는 중소 도시 규모 공장이다. 지난 10월 중순 코로나가 발생하자 회사 측은 “일부 영향이 있지만 공장은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공장을 포함한 정저우시 전체가 봉쇄되고, 공장 내 음식이 제때 공급되지 못하자 견디지 못한 젊은 직원들이 짐을 싸서 공장을 나선 것이다.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지난 29일부터 간단한 짐을 든 젊은 직원들이 2m 높이 철제 담장을 넘거나 고속도로 갓길을 줄지어 이동하는 장면이 올라왔다. 30일부터는 정저우에서 70㎞ 떨어진 허난성 카이펑 등에서 폭스콘 직원들의 이동 행렬이 목격되기도 했다. 도보로 최소 15시간 이상 걸었다는 의미다. 이들의 탈주가 알려지자 도로변 마을 주민들이 생수나 빵 등을 가져다 놓고 ‘폭스콘 아이들의 귀향을 환영한다’는 플래카드를 걸기도 했다. 쑤퉁샤 중국 공산당 폭스콘 당위원회 서기는 30일 소셜미디어에 “상황을 통제할 수 없어 부득이 직원들의 자발적 귀향을 묵인하게 됐다”고 했다. 현재 해당 글은 삭제된 상태다.
논란이 커지자 정저우시는 정부 인력을 공장에 상주시켜 사태 해결에 나섰다. 허난성 내 다른 도시들은 현지 호적을 가진 폭스콘 직원들의 귀향을 허용한다는 입장문을 내고 버스를 제공하겠다고 했다. 폭스콘 측은 30일 “정부의 협력 아래 코로나가 점차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장을 탈출한 이 중 일부는 10시간 걸려 집에 도착한 후 방역 당국에 의해 다른 격리 시설에 이송되기도 했다고 홍콩 명보가 보도했다.
중국에서 코로나 통제가 실시된 도시를 떠나기 위해서는 당국이 발급한 증명서가 있어야 한다. 티베트 등에서는 코로나 봉쇄가 장기화되자 외지에서 온 근로자들이 집단 항의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강력한 통제에도 30일 하루 중국에서는 2700명 신규 감염자가 나왔고 상하이 디즈니랜드는 31일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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