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매뉴얼엔 "의료진 미리 대비"…기준 없어 무용지물
참사 이후의 구조 과정도 살펴보겠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운영하고 있는 비상대응 매뉴얼이 있는데, 저희 취재진이 들여다보니 문제가 있었습니다.
이 내용은 정인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구급차가 속도를 내지 못합니다.
[소방 관계자 : 구급차가 현장에서 빨리빨리 빠져나가야 환자를 이송시킬 수 있습니다.]
어렵게 현장에 도착했지만 이미 많은 사상자가 나온 뒤였습니다.
[이시진/고려대 안암병원 응급의학과 교수 : (도착했을 땐) 시신들이 한 50구에서 60구 정도 있고, 다들 옷으로 얼굴을 덮고 있고. '길 좀 만들어주세요' 이렇게 저희가 소리치면서 의료장비를 이동시킨 경우가 있어서.]
보건복지부가 운영하는 '재난응급의료 비상대응매뉴얼'을 하나씩 살펴봤습니다.
다수의 사상자가 나올 수 있는 사고에 대비 또는 대응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단계별로도 나눠놨습니다.
큰 행사가 열리면 평시에서 '관심' 단계로 올리고 감시활동을 하도록 했습니다.
사상자가 발생한 '주의' 단계부턴 의료지원이 이뤄집니다.
하지만 다수의 사상자가 나올 수 있는 사고의 인원이나 규모의 기준이 없습니다.
그러니 구급차와 의료진을 미리 배치하는 등 먼저 준비를 할 수가 없습니다.
감시활동을 나갈 기준조차도 없습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참사는 관심 단계가 순식간에 지나갔다"며 "주최 측이 없는 자발적인 행사였기 때문에 사전에 의료지원을 할 수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이영주/서울시립대 소방방재학과 교수 : 주최가 있건 없건 간에 사람이 많이 모여 있으면 위험한건 사실인데, 개선해서 조금 더 업데이트된 매뉴얼로 운영하고 이런 것들이 계속 이어져야 되거든요.]
미리 준비해서 의료진 등을 먼저 배치하지 못하면 일이 벌어지고 난 뒤에는 이미 늦은 거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영상디자인 : 곽세미·정수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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