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이태원 참사' 전 국민 트라우마 우려...대처법은?
■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오강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시 [YTN 뉴스특보 - 이태원 참사]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사고 발생 당시 현장의 영상이 SNS 등을 통해 무분별하게 유포되면서 국민적인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 오강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과 함께 이야기 나눠 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이번의 이태원 참사. 지금 부상자들의 치료도 시급합니다마는 현장에 있었던 생존자들이나 아니면 유족들 그리고 여러 가지 관련 영상을 보는 국민들의 놀란 마음, 마음의 상처를 다독이는 것도 굉장히 중요할 것 같습니다. 정부도 한 1000여 명, 유가족과 부상자들을 포함해서 1000여 명을 대상으로 심리 지원에 나선다고 밝혔습니다마는 특히 이 과정에서 신경 써야 될 부분이 있을까요?
[오강섭]
우리가 외상 이런 경험을 하게 되면 크게 세 가지를 꼭 해야 하는 것이 있는데 첫 번째는 의사소통의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유가족이나 부상자들 또 현장에 있었던 목격자들 이런 분들이 자신의 심정을 충분히 토로할 수 있는. 이야기하고 답답하고 억울한 심정을 말할 수 있는 의사소통의 장이 마련되어야 하고 두 번째는 물론 신체적인 부상의 치료는 물론 심리적인 그런 부상에 대한 그런 충격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고요.
또 마지막 세 번째는 사회적인 지지. 우리 사회가 이들을 돕고 잊지 않고 이들을 잘 지켜주고 도울 것이라는. 그래서 세상이 참 안전한 곳이다. 지금 우리가 다 충격을 받은 것은 이게 안전하지 않구나. 나도 저런 일을 당할 수 있구나.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이거든요. 그래서 그 세 가지가 꼭 지켜져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특히 이번 사고 현장에는 굉장히 어린 나이 10대, 20대 젊은이들이 많았습니다. 현장에서 벗어났다고 하더라도 지인이나 친구들이 눈앞에서 이런 사고를 당하는 모습을 보기도 했고 굉장히 충격을 많이 받았을 것 같은데 젊은층 같은 경우 트라우마를 다독이고 치료하기 위해서 특히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아요. 어떤 점을 생각해야 할까요?
[오강섭]
물론 신체적인 부상이 있다고 한다면 치료가 우선이겠습니다마는 일단 그때 놀란 가슴, 놀란 충격을 충분히 말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합니다. 그때 내가 얼마나 놀랐고 얼마나 무서웠는지 이런 것들을 지인들, 주변에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러한 여건이 마련되어야 하고 두 번째는 다시 충분히 쉬고 잠자고 영양을 할 수 있는 그런 환경이 돼야 하거든요. 뇌가 엄청 놀라서 충격에 빠져 있는데 이를 회복하기 위한, 회복력을 키우기 위한 그러한 상황이 제공이 되어야만 하는 것입니다.
[앵커]
이렇게 현장에서 사고를 겪는다거나 아니면 꼭 이런 참사가 아니더라도 우리 일상생활에서 교통사고를 당한다거나 이런 무서운 일을 당했을 때는 가슴이 두근두근거리거나 그 장면이 생각난다거나 이런 일을 겪게 되지 않습니까? 이게 어떻게 보면 지극히 정상적인 일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요. 이게 좀 더 심해질 경우에는 어떤 증상으로 계속 남지 않습니까?
[오강섭]
그렇습니다. 외상이라는 것은 내가 직접 당한 거, 교통사고를 당했다든지 그 장소에 있었다든지 하는 것만이 아니고 그것을 목격한 것들. 또 들었다든지 어떤 장면을 계속 반복적으로 보는 것들도 외상에 포함이 되거든요. 그래서 이런 외상에 계속 노출되게 되면 그다음에는 뇌 공포체계가 활성화가 돼서 교감신경도 흥분되고 그래서 깜짝깜짝 놀라고 혈압도 올라가고 가슴도 두근거리고 잠도 못 자고 두통도 나타나는 여러 가지 현상들이 나타나는 것입니다.
[앵커]
그게 이른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되는데 그런 일을 겪거나 아니면 그런 장면을 반복적으로 보거나 그런 증상이 나타나더라도 그게 일시적인 경우와 계속 그런 경우가 반복될 경우는 좀 다를 것 같아요.
[오강섭]
그렇습니다. 우리가 이런 충격을 당하게 되면 정상적으로도 정상반응으로서 정상 스트레스 반응이라는 것이 있거든요. 그런데 그 경우는 어느 정도, 대개는 한 달 이내로 그런 증상들이 지속되다가 다시 잘 자고 먹고 쉬고 하면 저절로 회복되는 것이 대부분인데 일부에서는 그것이 회복되지 않고 더 악화되고 그래서 자신의 직장생활, 사회생활, 학교생활 이런 데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외상후 스트레스장애로 발전하게 되는 것입니다.
[앵커]
한 달이라고 하셨는데 한 달도 상당히 긴 것이거든요.
[오강섭]
어떻게 보면 정도의 차이이기도 하고요. 저희는 그거를 전문적으로는 한 달까지는 급성스트레스장애라고 우리가 구분을 하고 충격을 당하고 나서 3일부터 한 달 사이에 일어나는 여러 가지 충격적인 반응에 대해서는 급성스트레스장애라고 진단하게 되고 한 달 이상 계속되게 되면 외상스트레스 장애로 발전했다, 이렇게 구분해서 치료하는 것이죠.
[앵커]
이런 안전사고를 겪었거나 아니면 옆에서 보거나 했을 경우에.
[오강섭]
심지어는 자꾸 그런 장면을 반복해서 계속 보는 것도.
[앵커]
반복해서 보기만 해도 그런 걸 겪을 수 있다는 거죠.
[오강섭]
그렇습니다. 너무 참혹한 장면을 반복해서 보게 되면.
[앵커]
그게 일시적으로 어떤 그런 증상이 올 수도 있는데 이를테면 굉장히 침울해진다거나 아니면 멍해진다거나 아니면 잠이 안 올 수도 있겠네요.
[오강섭]
그렇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장애 증상은 아주 쉽게 말씀드리면 각종 정신증상들이 다 나타날 수 있습니다. 물론 불안한 게 가장 흔하고 우울하기도 하고 화를 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짜증도 잘 내고 또 머리도 멍해지고 여러 가지 신체증상도 있고 깜짝깜짝 놀라기도 하고 분노조절이 안 되기도 하고 그래서 정말 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 발전하게 되면 굉장히 증상도 심각하고 또 치료가 오래돼야 되거든요. 그래서 초기의 대응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앵커]
말씀하신 대로 주변 지인이라든가 친구들과 대화를, 의사소통을 충분히 하고 그래도 한 달 정도 지났는데도 그런 증상이 없어지지 않고 남아있더라. 그러면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겠군요.
[오강섭]
확실한 진단을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는 게 꼭 필요합니다.
[앵커]
아까 말씀하셨습니다마는 SNS상이나 온라인상에 사진이나 영상을 반복적으로, 이런 참혹한 영상자료들이 걸러지지 않고 유포되는 경우가 요즘 많아서요. 그런 경우에는 일단 사고 현장을 목격했던 것에 준하는 그런 증상을 겪을 수도 있다, 이런 말씀 아닙니까?
[오강섭]
그렇습니다. 과거에는 직접 그 현장에 있던 것을 외상이라고 정의했지만 최근에는 그 장면을 보는 것, 그것도 아주 참혹한 현장을 계속 반복해서 보는 것도 똑같은 효과를 가져온다.
[앵커]
반복해서 본다는 점이 중요하군요.
[오강섭]
그렇습니다. 한 번 정도 보는 것은 우리가 괜찮겠습니다마는 그래서 재난보도지침이라는 것도 있는 걸로 제가 알고 있거든요. 거기서도 조금 그런 참혹한 장면은 제거하고 방송하는 것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언론보도를 할 때도 저희가 관련 화면을 텔레비전 같은 경우 쓸 수밖에 없는데 상당히 걸러서 신중하게 선택해서 편집해야 되겠군요.
[오강섭]
그렇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래서 어떤 국민적인 트라우마가 우려된다, 그런 얘기가 나오고 있고요. 지금 대한신경정신학회에서도 관련된 성명을 발표한 게 있었죠.
[오강섭]
저희가 이런 사건이 있게 되면 일단 1차적으로 희생자 유가족과 또 부상자들, 목격자들을 위해서 우리가 여러 가지 심리적 지원을 해야 된다는 것. 그리고 2차적인 혐오나 낙인을 방지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어떤 증상들이 있을 경우 외상후스트레스장애까지 발전한 경우에는 반드시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들. 그래서 우리가 대한신경정신의학회는 대한의사협회와 함께 심리적 지원을 위해서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앵커]
여기에 더해서 일부 누리꾼들이 피해자를 향해서 혐오나 조롱, 갈등을 유발하는 이런 콘텐츠를 게시해서 이른바 2차 가해 우려까지 나오고 있죠. 이런 경우는 기존의 이런 트라우마를 더 악화시키는 우려도 있을 것 같아요.
[오강섭]
그렇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유가족과 부상자들은 아주 비통에 잠겨 있는데 이런 가짜뉴스, 맞지 않는 루머나 이런 것들로 2차 가해를 하는 것은 더욱더 큰 문제기 때문에 이것은 우리 사회가 이것들을 적절히 걸러내서 절대로 그것이 유통되지 않도록 해야 하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사회가 안전한 곳이다, 우리가 살 만한 곳이다. 외상후스트레스장애를 가지고 있는 분들의 특징은 이게 세상이 정말 무서운 곳이구나, 언제든지 죽을 수 있구나. 위험한 것이다라는 잘못된 인지를 갖게 되거든요.
그것을 바꾸어 주기 위해서는 우리가 여러 가지 노력을 해서 사회가 그렇게. 물론 때로는 사고도 나지만 살 만한 곳이다, 안전한 곳이다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이 꼭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 말씀은 이른바 2차 가해가 우려되는 이런 무분별한 그런 콘텐츠들. 플랫폼이나 여러 가지 그것을 게시하는 곳에서도 강제적으로 걸러줄 필요가 있다는 거죠?
[오강섭]
그렇습니다. 재난보도준칙과 함께 그런 가짜뉴스는 반드시 유통되지 않도록 강력한 그런 조치가 있어야만 할 것으로 생각합니다.
[앵커]
지금 이런 참혹한 현장을 경험했을 경우에 겪을 수 있는 그런 트라우마에 대해서 우리가 지금 얘기하고 있습니다마는 특히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이나 소방관들, 의료진들 이런 분들은 특히 이런 현장을 반복적으로 겪기 때문에 이런 트라우마로 인한 고통이 좀 더 심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이런 분들도 역시 마음을 다독이고 대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오강섭]
이미 그 현장에서 구급활동을 했던 간호사나 의료진이나 몇 분들이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해서 진료를 받으신 것으로 듣고 있습니다. 물론 이분들은 평상시에 회복력이 좀 강하신 분들이 많기 때문에 충격을 받아도 잘 이겨내실 가능성이 있기는 합니다마는 그래도 반복적으로 이런 현장에 나가야 되기 때문에 이분들에 대한 적절한 대비가 필요하고 그분들도 외상으로 인한 여러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에는 빨리 심리적인 개입이 꼭 필요한 것이 현실입니다.
[앵커]
아까도 말씀해 주셨습니다마는 주변 지인 친구들과의 어떤 의사소통 역시 중요할 것이고 또 사회적으로 공감대. 서로 도와주고 지원해 줄 수 있다는 그런 안전함을 느낄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렇게 충격과 슬픔에 빠진 분들이 많을 것 같은데 혼자라도 본인을 다독이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요령이 있을까요?
[오강섭]
우리가 충격을 받게 되면 아까 말씀드린 대로 뇌 공포체계가 활성화돼서 굉장히 예민해지는 상태가 되게 됩니다. 그래서 우리가 안정화기법이라고 해서 복식호흡, 즉 심호흡 같은 걸 하고 근육이완 훈련도 하고 착지법이라고 해서 우리가 발을 땅에 대고 내가 이렇게 지구와 연결되어 있는 그런 느낌을 받고 또 자기 손으로 스스로 자기 몸을 나비포옹법이라고 하는데 안아줌으로써 안정감을 찾는 이런 안정화기법들을 적용하는 것도 도움이 되는데 이것만으로 안 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진단이나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합니다.
[앵커]
지금 사고통합심리지원단이 전화상담을 받을 수 있게 핫라인을 마련해놨죠. 심리지원 핫라인 어떻게 연락하면 될까요?
[오강섭]
1577-0199. 지금 나왔습니다마는 이것을 국가트라우마센터라는 곳이 있거든요. 국립정신건강센터 내에 국가트라우마센터가 있어서 거기에 연락을 하시면 상담도 받을 수 있고 또 적절한 치료 현장으로 연결도 해 드리기 때문에 힘드신 분들은 꼭 전화를 한 번씩 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상담이 필요하신 분들은 1577-0199로 전화 연락해서 상담 받으시고 도움을 받으시기 바라겠습니다. 오강섭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이사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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