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짝 언니와 나들이 갔다가…무용학도의 '스러진 꿈'
지금부터는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분들의 사연을 유족 동의를 얻어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올해 22살, 꿈이 컸던 무용학도도 세상을 떠났습니다. 제일 친한 언니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습니다. 살아남은 언니는 동생이 떠난 게 믿기지 않아 더 할 말도 없다고 했습니다.
서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그렇게 마지막이 될 줄 몰랐습니다.
[고 최수빈 씨 어머니 : '오늘 핼러윈인데 놀러 안 가냐' 했더니 '저녁에 갈 거야' 하더라고요. 조심하고 일찍 들어오라고. OO이랑 같이 간다고 하더라고.]
가장 친한 언니와 나섰던 나들이, 어머니가 전화를 받은 것은 밤이 깊은 시간이었습니다.
[고 최수빈 씨 어머니 : 영상 뜨는 것 있잖아요, 뉴스 같은 것. 그게 뜨더라고. 이태원이라고 하더라고. 순간 소름 쫙 끼치면서 설마…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학원 선생님 전화 와서 수빈이 숨 안 쉰다고…]
친한 언니와 앞뒤로 붙어있던 상황, 갑자기 밀려오는 힘에 언니 위로 쓰러졌습니다.
버티려고 했을 테지만 결국 의식을 잃고 다시 찾지 못했습니다.
[고 최수빈 씨 아버지 : 아무리 자기가 그렇게 (버티려고) 한다고 해도 그게 되겠습니까. 그게 생각을 그렇게 가지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다행히 언니는 기절을 했다가 구조됐고, 최수빈 씨는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같은 무용학도로 단짝이었던 두 사람은 졸업작품전을 3주 앞두고 있었습니다.
[고 최수빈 씨 단짝 언니/생존자 : '넌 언니가 죽으면 어떨 것 같아' (물어본 적이 있는데) 막 울면서 '그런 얘기 하지 말라고, 자기는 언니 없으면 서울 생활 못 했다고…']
수빈씨가 없는 상황을 영원히 실감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합니다.
[고 최수빈 씨 단짝 언니/생존자 : {혹시 수빈 양한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어요?} 원래 둘이 속 얘길 되게 많이 해요. 하고 싶은 말이 없어요, 솔직히 너무 많이 해서, 수빈이한테…]
(VJ : 장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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