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 퇴근길 이태원역 잇단 발길…추모 공간엔 콜라·과자가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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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엔 청년들이 좋아할 법한 음식이 가득 놓였다.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째인 31일, 퇴근 시각 전후로 이태원역 1번출구와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22살 딸과 함께 이태원역 1번출구를 찾은 구언주(59)씨는 헌화를 마치고선 "(희생자들에게) 여기는 좋지 않은 곳이니 얼른 여기 헤매지 말고 좋은 인연 만나서 얼른 떠나라고 말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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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역·녹사평역 추모 이어져
맥주, 소주, 콜라, 바나나 우유, 젤리, 땅콩….
서울지하철 이태원역 1번출구 앞엔 청년들이 좋아할 법한 음식이 가득 놓였다. 이태원 참사 발생 사흘째인 31일, 퇴근 시각 전후로 이태원역 1번출구와 녹사평역 인근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이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았다.
이날 오전 마련된 합동분향소엔 오후 5시가 넘으면서 조문을 하려는 50여명의 사람들로 줄이 길게 늘어섰다. 엄숙한 표정으로 차례를 기다리다 헌화와 묵념을 마친 조문객 중 일부는 분향소를 나서며 참아온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장녹천(64)씨는 <한겨레>와 만나 “(희생자들이) 하늘나라에 가서 아프지 말라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헌화했다. 가족들한테도 심심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담담한 어조로 말하다 “금쪽같은 아이들을 하늘나라로 보내고 무슨 삶의 의미가 있겠나 생각하지만 살아갈 앞날이 있으니 힘을 모아서 이겨냈으면 한다”며 울먹이며 말했다.
친구 열명과 함께 합동분향소를 찾은 이진표(24)씨는 “기숙사 학교라 3년 동안 얼굴을 봐온 고등학교 친구가 사고를 당했다. 연락해보니 가족들과 함께 장례를 치른다고 해 합동분향소를 찾았다”고 입을 연 뒤 “좋은 곳으로 가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발길을 옮겼다.
외국인들도 분향소를 찾아 이번 참사에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며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남겨진 사람들과 슬픔을 함께했다. 아리스 비간츠(50) 주한라트비아 대사는 “어려운 시기에 라트비아도 한국인과 함께하려고 (분향소에) 왔다. 라트비아 총리와 국민도 한국인들의 안타까운 희생에 애도를 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10년째 거주하며 한국인과 결혼해 가정을 꾸렸다는 프랑스인 막심(35)은 “이 상황 자체가 너무 울컥해 어떤 말을 해야할 지 모르겠다. 아주 슬프고 희생자들의 명복을 빈다”며 눈물을 훔쳤다.
22살 딸과 함께 이태원역 1번출구를 찾은 구언주(59)씨는 헌화를 마치고선 “(희생자들에게) 여기는 좋지 않은 곳이니 얼른 여기 헤매지 말고 좋은 인연 만나서 얼른 떠나라고 말했다”고 했다.
참사 당시 현장을 목격했던 강승석(36)씨는 이틀째 합동분향소와 참사 인근 현장을 찾아가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강씨는 “그때 도움이 많이 못된 게 아쉽고. 지나가서 후회하는 게 소용이 없지만, 남의 일 같지 않아서 이태원역과 녹사평역 그리고 서울 광장까지 가려 한다”고 말했다. 수많은 조화가 놓인 공간을 둘러싸고 많은 시민들이 퇴근길에 추모 행렬에 동참했고 일부는 한동안 꽃다발 앞에서 서서 묵념하는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오연서 기자 loveletter@hani.co.kr 안태호 기자 ec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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