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 게임 하는 자녀, 속 타는 부모…게임, 막아야 할까?
[EBS 뉴스]
이혜정 앵커
세상을 연결하는 뉴스, 뉴스브릿지 이어갑니다.
요즘 모바일 게임 안 하는 아이는 찾아보기가 힘들죠.
휴대전화를 붙들고 산다고 할 정도로 게임 참 많이 합니다.
중독이 걱정되는데, 그렇다고 게임 못하게 하는 게 최선일까요?
이민영 박사님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박사님 어서 오세요.
아이들 핸드폰으로 게임 한 번 시작하면 몇 시간 지나가는 건 참 금방입니다.
재밌긴 해요, 문제는 한 번 맞들이면 빠져나오지 못한다는 건데, 게임 중독 걱정이 참 큽니다.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그렇죠. 2019년 WHO의 제11차 국제질병분류 기준안에 게임 이용 장애(Gaming Disorder)가 질병코드로 등재가 되었습니다.
게임 이용 장애에 대해서 다른 일상생활보다 게임을 우선시해서 부정적인 결과가 올 걸 앎에도 불구하고 게임을 지속하는 행위, 이렇게 정의를 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큰 문제가 있는 것처럼 생각은 하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수면 장애 또는 섭식장애 이런 것들도 질병코드에 집어넣고 있죠.
그런데 아직 우리나라에서는 게임을 질병코드로 도입을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회의가 있었죠, 앞으로 국내에 도입을 할 것인지, 어떨 것인지 연구를 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조금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게임을 질병코드에 등록하느냐, 마느냐, 이런 논의가 진행되고 있군요.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게임을 얼마나 하고 있는 걸까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관련된 조사가 있었는데요, 한국콘텐츠진흥원에서 올해 4월에, 지난 연도 2021년 게임 과몰입 종합 실태조사를 한 바를 발표를 했습니다.
전국에 청소년 학생 한 10만 명 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그리고 학부모 2만 명, 이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요.
조사에 따르면 전체 청소년 게임 사용자의 80%, 전체 이용자가 80%는 된다, 이게 결과였었고요.
게임을 건전하게 즐기는 게임선용군이 약 24%, 일반 사용자가 약 53%, 그리고 게임을 과도하게 이용을 하거나 스스로 통제를 하지 못하는 우리 게임 과몰입군이 있습니다, 이들이 0.5%.
그런데 게임 과몰입군 위험군이라고 해서 또 있습니다.
이들은 3% 정도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게임 이용 빈도를 묻는 질문이 있었는데 거의 매일 게임을 한다는 응답이 제일 많이 나왔습니다.
이유가 있을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요.
아무래도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이 밖에 나가지 못합니다.
집에 있는 시간이 많다 보니까 아무래도 게임을 이용하는 시간이 더 많아진 게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우리 같은 조사에서 게임을 건전하게 하는 게임선용군이라고 하는데요.
10년 전보다 크게 늘었고요, 반대로 과몰입군은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에는 게임이 오히려 우리 아이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이런 연구도 있다고 하죠?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이런 연구가 지금 계속적으로 발표가 되고 있는데요.
10세에서 12세 아동을 대상으로 조사를 해봤더니 사회적, 경제적 지위와 어떤 유전자를 통제를 하더라도 비디오 게임이 지능 증가와 상관관계가 있다, 이러한 연구 결과가 지금 계속적으로 발표가 되고 있습니다.
특히 미국에서 버몬트대 정신의학과 연구팀에 의하면 하루에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하면 기억력, 사고력, 두뇌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줘서 아이들이 더욱 똑똑해질 수 있다, 이런 사실이 발견이 되었습니다.
실제 미국의 수학과학회에서는 아이들에게 게임을 하루에 한두 시간 정도 하는 걸로 권장을 하고 있어요.
그런데 이 실험에서는 하루에 3시간 이상 게임을 하는 679명, 그리고 이를 포함해서 한 2천 명 정도 되는 아이들을 9세에서 10세 어린이를 대상으로 조사를 했는데, 결과적으로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했던 그룹이 기억력 점수에서 훨씬 더 높은 점수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연구의 내용을 보면 이들 어린이의 뇌를 MRI 촬영을 하게 돼요.
그랬더니 그 사고와 관련된 뇌의 주요 영역이 비디오 게임을 하는 어린이 그룹에서 더 활동적인 걸로 밝혀집니다.
전두엽이라고 들어보셨죠?
전두엽은 인지 작업이나 새로운 정보를 흡수하는 데 관여하는 기관이거든요.
그런데 이 MRI 스캔에서 비디오 게임 그룹 어린이들의 전두엽이 더욱 밝게 빛났다고 연구에서 나타납니다.
이혜정 앵커
이것은 우리가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는 많이 다른 내용인 것 같아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굉장히 다르죠, 과거에 우리가 알고 있었던 내용하고는 전혀 반대되는 결과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또는 게임의 중독이 되면 우울증, 폭력, 공격적인 어떤 행동이 증가하고 관련이 있을 것이다, 이렇게 봤었어요.
그런데 이 연구에서는 하루에 3시간 이상 비디오 게임을 하는 아이들에게 그러한 경향이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는 거죠.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뿐만 아니라 비디오 게임을 한 어린이는 강박장애, 우울증, 공격성에 대한 가능성이 오히려 낮다는 게 사실로 밝혀집니다.
그런데 여기에서 주의할 점이 있는데요.
이 연구의 주 저자인 버몬트 대학의 베이더 차라니 교수는 이러한 결과가 아이들로 하여금 무제한적으로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게임을 할 수 있게 둬서는 안 된다고 강하게 강조를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국립약물남용 연구소에 노라 볼코프 소장은 과거의 연구에서 비디오 게임을 행동이나 어떤 정신건강 문제와 연관지어서 이야기를 했는데, 이 연구는 게임과 관련해서 이점도 있을 수 있겠다는 걸 시사한다, 따라서 앞으로 추가적인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그 연구의 가치가 있다, 이렇게 강조를 했습니다.
이혜정 앵커
네, 게임과 관련한 인지적인 이점이 있을 수 있다, 그런 이야기고요.
그렇다면, 부모님들이 아이들에게 무조건 '게임하지 마' 이렇게 막는 게 능사는 아닐 것 같기도 한데요?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온라인 세계 속에 빠지는 아이들을 부정적으로만 볼 수가 없습니다.
팬데믹 때문일 수도 있는데, 몇 년 전부터 단순한 어떤 온라인뿐만 아니라 가상 세계, 메타버스 들어보셨잖아요.
지금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아바타를 만들어서 게더하우스에서 만남을 갖고 또 가상 오피스에서 업무를 하는 그런 시대입니다.
이혜정 앵커
세상이 달라졌죠.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맞습니다. 그래서 어차피 우리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세계라는 인식이 조금 필요하고요.
기성세대와 다르게 이 Z세대 또는 알파세대는 태어나면서부터 디지털 세계 속에서 컴퓨터를 사용을 했던, 말 그대로 '디지털 네이티브'입니다.
그런데 이런 세대에게 기성세대의 아날로그적 어떠한 생활 방식을 이야기하는 건 굉장히 모순일 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더리움이라고 아실 텐데요, 이더리움의 창업자 비탈릭 부테린는 러시아계 캐나다인입니다.
근데 이 친구가 90년대생 굉장히 젊은 CEO이죠.
그런데 이 친구가 학교를 들어가기 전 미취학 시절 찍었던 사진들을 보면 모두가 다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사진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가 과거를 한번 들여다보면 빌게이츠, 스티브 잡스 모두 컴퓨터에 나름 중독된 인물이 아닌가 이렇게 봅니다.
이혜정 앵커
네, 이런 경우에는 중독보다는 또 몰입에 가깝지 않나 이런 생각도 좀 듭니다.
중독과 몰입이 다르긴 하죠?
이민영 교육학 박사 / 기업교육 전문가
네, 그렇습니다. 중독은 특정 행동이 건강이나 사회생활의 해가 될 걸 알면서도 반복적으로 하게 되는, 이것은 우리가 의학적 질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도한 사용으로 중독이 되면 안 되겠죠.
관련된 연구들이 있는데요.
보험연구원의 기술 중독이 정신건강에 미치는 영향이라고 하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스마트폰이나 비디오 게임 같은 과도한 기계 사용, 이런 기술 중독은 우울증이나 불안을 동반해서 정신 건강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분명히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연구들을 자세히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이야기하는 게 4시간, 5시간 이상 과도하게 노출했을 때라고 나옵니다.
그래서 부모님들께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적당한 시간을 정해서 아이들에게 사용을 하도록 가르침이 있어야 되는데, 물론 시간을 정해서 하시긴 할 거예요, 근데 아이들한테 부모님들이 무너질 때가 있죠.
그래서 특별한 날에 더 많이 하게 한다거나 이런 것들, 근데 이런 것보다는 좀 규칙을 정하고 철저하게 지켜나가기를 권해드립니다.
게임이나 스마트폰, 기술 중독, 이것을 중독이라고 보기보다는 아이가 게임에 빠진 이유는 무엇일까를 한번 찾아보고 또 대처할 수 있는 적당한 활동들은 없을까 이런 활동을 아이와 대화를 나누면서 조금 찾아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이혜정 앵커
네, 요즘 아이들, 무조건 '게임이 나빠' 이렇게 하기 보다는 그 아이의 통제력이 또 중요한 거겠죠.
게임 말고 더 재미있는 건 뭐가 있을까, 흠뻑 젖듯이 빠져들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같이 찾아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박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Copyright © EBS.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