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우승, 다음으로 미루면 좋겠다” SSG 캡틴의 소소한 도발[KS]
[마이데일리 = 인천 김진성 기자] “미안하지만, 다음으로 미루면 좋겠다.”
31일 인천 그랜드 오스티엄에서 열린 SSG와 키움의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는 엄숙한 분위기로 진행됐다. 지난 29일 이태원 압사 참사 때문이었다. 미디어데이에 참석한 감독과 선수 모두 검은 리본을 유니폼에 부착했고, SSG 김원형 감독과 키움 홍원기 감독은 애도의 뜻을 표했다.
그래서인지 통통 튀는 발언은 거의 없었다. 다만, SSG 주장 한유섬의 소소한(?) 도발이 있었다. 사회자가 한국시리즈 우승을 경험한 한유섬에게 우승을 경험하지 못한 이정후, 야시엘 푸이그에게 한 마디를 해달라고 하자 의미 심장한 발언이 나왔다.
한유섬은 “키움을 만나면 쉽게 끝나는 경기가 없었다. 한국시리즈도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 같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짬(경험)이 뭔지 보여드리겠다. 죄송스러운 얘기지만, 우승하면 어떤 기분인인지에 대해선, 그냥 다음으로 미루면 좋겠다”라고 했다.
키움은 2008년 창단 후 한국시리즈 우승이 한 차례도 없다. 2014년, 2019년 준우승이 최고성적이다. 올해 엄청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SSG 역시 창단 2년만에 처음으로 잡은 한국시리즈 우승 기회를 놓칠 수 없다. 단, 한유섬과 최정은 SK 시절이던 2018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최정의 경우 2007~2008년, 2010년, 2018년 우승 멤버다.
한유섬은 차분하게 한국시리즈를 준비해왔다. “SSG 랜더스가 출범 후 40년만에 와이어 투 와이어로 우승했다. 한국시리즈를 준비하면서 휴식을 잘 취했고 훈련도 잘 했다. 이제 경기가 내일로 다가왔는데 자부심을 갖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리도록 노력하겠다. 주장으로서 한 건 없다. 팀원들이 너무 잘 해줬고, 모든 선수가 잘해줘서 영광을 누릴 수 있지 않나 싶다. 정규시즌은 끝났고 내일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 후 웃을 수 있도록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라고 했다.
김원형 감독은 한유섬이 미친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했다. 그러나 한유섬은 “감독님은 저에게 많이 기대할 것이다. 기대에 부응하고 싶지만 우리 팀이 올 시즌 좋았던 이유는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고루 상황에 맞게 좋은 플레이 해줬기 때문이다. 최대 7경기를 할 수 있는데, 여러 명 미치면 좋겠다”라고 했다.
[한유섬. 사진 = 인천 유진형 기자 zolong@mydaily.co.kr]-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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