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대참사] "그날 구두 맡긴 학생, 다시 안와 걱정" 슬픔에 잠긴 이태원

김동준 2022. 10. 3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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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 만난 대학생 방모(22세·남) 씨는 "참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남 일이 아닌 것 같아 분향소를 찾았다. 화면으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직접 사고현장에 와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더 커졌다. 슬프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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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사현장 주변 추모 발길 이어져
"직접 와 보니 더 안타깝다" 눈물
상점들 애도 푯말 붙이고 문닫아
분향소 옆엔 시민 심리 상담소도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인근 상점들이 문을 닫은 모습. 가게 입구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11월5일 애도기간까지 휴점 합니다'라고 쓰인 푯말이 붙어 있다. 김동준기자 blaams@
31일 이태원 참사를 수사 중인 경찰 합동감식반이 용산구 이태원동 해밀톤 호텔 옆 사고 현장에 투입되고 있다. 김동준기자 blaams@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더 이상 이런 슬픈 소식을 안 들었으면 합니다. 뭐라 할 말이 없네요."

31일 본지 기자가 찾은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은 참사로 인해 무거운 분위기였다. 이태원을 가로지르는 대로는 차량이 통제됐고, 이태원역 1번 출구 인근에는 작은 추모공간도 마련됐다. 소주와 조화를 든 젊은이들이 분향소를 찾아 참사를 당한 이들의 넋을 기렸다.

사고 현장 주변에서 만난 대학생 방모(22세·남) 씨는 "참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남 일이 아닌 것 같아 분향소를 찾았다. 화면으로 봤을 때는 몰랐는데, 직접 사고현장에 와보니 안타까운 마음도 더 커졌다. 슬프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이태원 해밀톤호텔 골목길은 지난 29일 사고 당시 그대로였다. 길가에는 쓰레기와 핼러윈 장식 등이 널부러진채였다. 폴리스라인 너머로 합동감식반 10여 명이 사고 현장에 들어가는 장면을 길 건너 시민들은 묵묵하게 지켜봤다.

이태원에서 40년 넘게 구두방을 운영해 온 김모(65세·남) 씨는 "사고가 난 당일은 사람이 몰릴 것 같아 일을 일찍 끝내고 집에 들어갔다"며 "밤 늦게 사고가 났단 소식을 보고 할 말을 잃었다"고 나직이 말했다. 그는 "구두 좀 고쳐달라고 맡겨 놓은 젊은이도 있었는데, 사고 이후 안 와서 걱정된다"며 "43년동안 여기를 지켰는데, 이런 큰 사고는 처음이다. 뭐라 할 말이 없다"고 허망해했다.

상점가는 문을 닫은 곳이 많았다. 문 닫은 가게 입구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푯말이 붙었다. 그나마 문을 연 가게들도 간단히 정리만 하고 내일부터는 장사를 하지 않는다는 곳이 많았다.

잡화가게를 운영하는 박모(70대·여) 씨는 "분향소 다녀오는 김에 정리하려고 가게 문 잠깐 열었다"며 "젊은 사람들이 많이 갔는데 안타깝다. 뉴스로 소식 접하고는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옷가게를 운영하는 한 남성은 "사람이 허망하게 갔는데, 애도하는 마음 말고 뭐가 있겠느냐, 할 말 없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충격이 큰 시민들을 위한 활동도 전개됐다. 녹사평역에 마련된 분향소 바로 옆에는 서울시통합심리지원단의 재난심리지원 현장상담소가 운영되고 있다. 인근 상인과 시민들을 대상으로는 대한적십자사의 심리회복 지원활동도 이뤄졌다. 한 관계자는 "상담 신청자가 원하면 대면상담도 해 드린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사망한 154명의 신원 확인이 최종 완료됐다. 특히 사망자 중에는 중·고등학생 등 청소년들도 다수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사상자들에 대한 혐오발언이나 자극적인 사고 장면 공유를 자제해달라"며 "이제는 장례 절차 등 후속조치가 본격적으로 이뤄져야 하는 시점"이라고 당부했다.

김동준·정석준기자 blaam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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