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친구가 보고싶어요”…긴 줄 이어진 ‘이태원 참사’ 분향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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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졌습니다. 허탈한 감정만 드네요."
3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서울광장.
정부는 31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 중구 서울광장과 도서관 사이에 넓은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이번 참사를 추모하는 합동분향소는 서울광장 외에도 용산구 녹사평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설치됐으며, 국가 애도 기간인 11월5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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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대통령 등 정·재계 관계자 발걸음도 이어져
(시사저널=변문우 기자)
"친구가 갑자기 세상에서 사라졌습니다. 허탈한 감정만 드네요."
31일 '이태원 핼러윈 참사'를 추모하는 합동분향소가 설치된 서울광장. 잔디밭에 멍하니 앉아있던 20대 대학생 A씨가 이같이 말했다. 그의 눈시울은 붉게 물들어 있었다. 다른 시민들도 해가 저물도록 계속 자리를 지키며 먹먹한 울음을 삼켰다.
정부는 31일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서울 중구 서울광장과 도서관 사이에 넓은 합동분향소를 설치했다. 분향소 양쪽에는 '근조'(謹弔·사람의 죽음에 대하여 삼가 슬픈 마음을 나타냄)라는 한자가 적혀 있었다. 분향소 안 검은 단 위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흰 국화가 수북이 쌓여있었다.
분향소에선 이날 오전 9시경부터 합동조문이 치러졌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각계각층 사람들의 추모 발길이 이어졌다.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를 찾은 인원은 오후 6시 기준 4000명에 달했다.
수많은 시민들은 이날 분향소에서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꽃을 들고 헌화 순서를 기다렸다. 이중엔 외국인 학생들도 섞여있었다. 미국에서 유학을 온 외국인 학생 B씨는 "이번 희생자 중에 우리처럼 타지에서 온 학생들도 섞여있더라"며 "국적은 다르지만 같이 마음 아파해야 할 일"이라고 전했다.
아기를 품에 안고 있던 여성 김아무개(30)씨는 스님의 추모 목탁 소리를 들으며 눈물을 흘렸다. 김씨는 아기를 바라보며 "이번 참사에서 젊은 친구들이 세상을 많이 떠났더라"며 "아기를 낳고 나니까, 이런 일에 더 마음이 저려온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목소리를 내기 위해 온 시민들도 있었다. '얘들아 미안하다'는 팻말을 목에 건 50대 여성 B씨는 잔디밭에 앉아 "애들을 그만 죽음으로 몰고 가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본인 가족이 직접적인 피해를 당하진 않았지만, 더는 젊은 아이들이 안전사고로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 이 자리에 왔다"고 주장했다.
분향소에서 묵념을 하던 초등학교 교사 양해준(41)씨는 "아이들이 언론에서 나오는 잘못된 정보가 아닌 진실을 얘기하기 위해 현장에 왔다"며 "피해자의 입장에서 문제를 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과연 정부와 시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 물음표가 많이 들었다. 세월호 사건처럼 어떤 원인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향소 옆에는 참사 재난 경험자들을 위한 심리상담소도 운영되고 있었다. 이곳에는 일부 시민들이 트라우마 상담을 받는 모습도 보였다. 서울시 통합심리지원단 관계자는 "사고를 목격하고 경험한 모든 시민들을 대상으로 오후 6시까지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며 "다만 오전부터 언론 매체에서 피해자들의 사진을 찍고 부담스러운 질문을 해, 차후 가림막을 설치하고 상담소도 옮길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날 정계에선 윤 대통령 내외에 이어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 국회의원들이 분향소에 방문했다. 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도 이날 분향소에 들러 희생자를 추모했다.
재계에서도 많은 이들이 분향소를 찾았다. 현대중공업 임원진을 비롯해, 권오갑 HD현대 회장과 가삼현 한국조선해양 부회장, 강달호 현대오일뱅크 부회장,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 그룹 임원진들이 조문에 참여했다.
이번 참사를 추모하는 합동분향소는 서울광장 외에도 용산구 녹사평역을 비롯해 전국 곳곳에 설치됐으며, 국가 애도 기간인 11월5일까지 운영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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