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만 하던 딸, 졸업 사진이 영정 사진”

김정근 2022. 10. 3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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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정 사진 속 대부분 희생자들이 너무나 젊습니다.

사고 당일까지 꿈 많은 삶을 열정적으로 살던 청년들이었습니다.

자녀의 이야기를 취재진에게 들려주신 부모님들의 심정을 차마 헤아릴 수가 없습니다.

김정근 기자입니다.

[기자]
장례식장에 앳된 여성 사진이 걸려있습니다.

26살 이모 씨.

3년 동안 준비한 미국 공인회계사 시험에 합격한 뒤 친구들과 함께 이태원에 축하 파티를 하러 나섰다 변을 당한 겁니다.

아버지는 자랑거리였던 외동딸의 죽음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

[이씨 아버지]
"장학금 받아가지고 (미국) 연수 갔다 오고. 여기 와서 공부하고 해서 자격증 따고. 한창 공부만 하고 이제 좀 재밌게 살려고 딱 하는 순간에. 딱 이번에 여름 학기로 졸업했거든요. 졸업 사진이 영정 사진이 된 건데."

회계사가 돼 가족과 함께 외국 생활을 하고 싶다던 딸의 꿈은 이번 참사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이씨 아버지]
"외국계 회사에서 일을 해보고 싶어가지고. 가족들이랑 외국 가서 생활도 해보고 싶다. 이런 얘기 했었고."

이번 참사로 목숨을 잃은 또 한 명의 피해자 28살 윤성근 씨.

아버지에게 아들은 취업 준비에 바쁘면서도 항상 어머니를 챙겨주던 든든한 존재였습니다.

[윤석보 / 고 윤성근 씨 아버지]
"공부한다고 독서실 얻어가지고 있었는데, 엄마가 직장을 다니다 보니까 엄마가 피곤할 것 같아서 엄마 일을 도와준 거죠. 엄마한테는 스파게티 요리 같은 거 무지무지 잘해요."

아버지는 운동을 좋아하던 아들의 꿈을 지켜주지 못한 게 가슴에 사무칩니다.

[윤석보 / 고 윤성근 씨 아버지]
"뭔가 이룰 수 있는 애라고 생각을 했었어요. 굉장히 축구를 잘했었거든요. 근데 계속 운동을 안 시킨 것이 한편으로는 후회되고…"

이번 사고로 '프로듀스101 시즌2' 출신 배우 이지한 씨도 목숨을 잃었습니다.

[길단우 / 고 이지한 씨 지인]
"일밖에 모르던 친구였어요. 밖에 잘 안 다니고요. 지독하게 술도 안 먹고. 밤에 대본리딩하고. 연기 얘기만 하고. (이태원 말고) 다른 곳에서 제가 불러서 만나면 더 좋지 않았을까."

정부는 유가족 지원을 위해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장례 절차를 돕기로 했습니다.

채널A 뉴스 김정근입니다.

영상취재: 박연수
영상편집: 이재근

김정근 기자 rightroot@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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