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정보위 "서해 피격 공무원 구명조끼에 한자, 어떤 글씨체인지 확인 안 돼"

국방정보본부, 감사원 '한자 적힌 구명조끼 착용'에 추가 설명
SI에 '월북' 언급은 北당국자가 "월북이래?", "월북이래" 2번

국회 정보위원회 국민의힘 간사인 유상범 의원. 사진은 지난26일 서울 서초구 내곡동 국가정보원 청사에서 열린 국회 정보위원회의 국가정보원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 권순택 1차장의 안내를 받는 모습. 국회사진기자단=연합뉴스.

국방정보본부는 31일 서해에서 북한군에 의해 피격된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가 입었던 구명조끼에 한자가 쓰였으나, 어떤 글자체인지 확인할 수 없다고 설명하면서, 특수취급첩보(SI)에는 '월북'이라는 표현이 2회 등장한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과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방부에서 열린 국방정보본부 대상 비공개 국정감사 도중 취재진과 만나 감사 내용을 전했다.

윤 의원은 "'(구명조끼에 적힌) 한자가 간자체(간체자)냐'라는 질문이 나왔고 정보본부는 '사실이 아니다, 간자체를 알 수 있는 조건이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전했다.

국방정보본부는 다만 글자가 한자인 것은 맞는다고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감사원은 지난 13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해경은 "무궁화 10호의 구명조끼(B형) 수량 '이상없음'이 확인되었고,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착용하였다는 것을 알면서도 구명조끼(B형)의 착용 가능성이 높다고 발표했다"고 설명한 적이 있다.

또한 유 의원은 이씨 관련 SI(특수취급첩보)에 '월북'이라는 표현은 2차례 나왔다고 설명했다. 그간 1차례 등장한다고 알려진 것과는 다른 내용이다. 유 의원은 "(SI에 나오는) 북한군 당국자가 질문에서 '월북이래?'라고 했고 답변에서 '월북이래' 이렇게 나왔다"며 "북한군 통신 속에서만 나왔다. 간접적인 정보"라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이씨 표류 사실에 대해 우리가 정보를 입수하고 약 3시간 후에 그 얘기(월북 표현)가 처음 나왔고, 그때 외엔 없었다"고 덧붙였다.

또한 유 의원은 국방정보본부에서 이씨가 어떤 어선에 탔는지 확인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국방정보본부는)당시 북방한계선(NLL) 상에 중국 어선과 북한 어선이 다수 있었는데 중국 어선 관련해서는 어느 어선인지 특정이 불가하다고 답변했다"며 "어선이 (주변에) 많았지만, 탔는지 안 탔는지 특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감사원은 지난 13일 이씨가 북한군에 처음 발견됐을 때 한자가 적힌 구명조끼를 입고 팔에는 붕대를 감고 있었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특히 이 과정에서 이씨가 최초 실종된 시점부터 발견되기까지 약 38시간 동안 군 당국이 확인한 인근 해역 배가 중국 어선뿐이었다고 명시했다. 이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씨가 초기에 중국 어선에 의해 구조됐으나, 말이 통하지 않자 북한으로 가게 된 것이 아니냐는 설이 제기됐다.임재섭기자 yjs@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