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원, '이태원 애도'하다 '봉변'…"노래 못해도 노숙한 팬들 위해 갔다"
가수 이찬원이 이태원 참사를 애도하는 취지에서 노래를 하지 않았다가 봉변을 당한 가운데, 현장 관계자가 밝힌 후일담이 전해졌다.
앞서 이찬원은 지난 30일 전남 화순군에서 열린 제1회 테마파크 소풍 가을 대축제에 참석했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
공연 전날인 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부근에서 발생한 참사로 인해 국가애도기간이 발표되면서다. 이에 주최 측은 공연을 취소하고, 입장료 전액을 환불해 주겠다고 밝혔다.
이찬원은 무대에 올라 "여러분들과 좋은 음악, 무대, 공연으로 만나게 될 것을 약속드렸었다. 지난밤과 새벽까지 이어진 안타까운 이태원 참사로 인해 이곳에서 신나는 음악을 즐기는 건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며 공연 진행이 어렵다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직접 전했다.
사회자 역시 "국가애도기간이라 이찬원 군은 노래를 부르지 못한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러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일부 관객들은 야유를 보냈고, 한 남성 관객은 무대에서 내려온 이찬원에게 접근해 폭언을 하는가 하면 매니저의 멱살을 잡는 등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31일 유튜버 이진호는 이와 관련, 현장 관계자가 밝힌 후일담을 전했다.
이진호는 "서울에서 전남 화순까지 4시간 이상이 걸린다"고 먼 거리임을 강조하며, 공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찬원이 전남 화순을 찾은 이유는 팬들 때문이라고 했다.
이진호는 "대국민담화 이후 이찬원 소속사는 행사 주최 측에 '행사장을 가기 힘들 것 같다, 출연료도 돌려주겠다'는 뜻을 전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리 알려진 이찬원의 공연 소식에 팬들은 이미 화순을 찾은 상황이었다. 이진호는 "팬들 일부는 지난 29일 이 행사장을 찾아 노숙까지 강행을 했다고 한다. 이를 지켜본 주최 측은 노숙을 한 팬들의 사진까지 찍어 소속사에 전달을 했다고 한다"고 설명했다.
이진호는 "행사장을 직접 찾은 팬들을 위해 직접 내려가서 인사를 드리겠다고 결정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진호는 공연이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지막 순서에 무대에 올라 양해를 구한 이찬원에 대해 "정장을 차려입고 정중하게 고개를 90도로 숙이는 모습에서 진정성이 느껴졌다"며 남다른 책임감을 칭찬했다.
이진호는 "대다수 팬들은 안타까운 마음을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박수를 많이 쳐줬다고 한다. 하지만 문제는 그 이후에 발생했다. 무대를 내려간 이찬원 씨를 향해 한 관객이 욕설을 하고 폭언을 하는 모습이 포착이 됐다"며 당시 영상을 공개했다.
이어 "현장 관계자에게 확인해 보니까 취객 한 명이 일방적으로 욕설을 했던 상황이라고 한다. 관계자들이 제지를 하고나서 취객과 이찬원 씨와는 다행히 접촉이 없었고, 다치지도 않았다"고 전했다.
이진호는 "이날 이찬원 팬 2000~3000명이 테마파크를 찾았다. 그러나 양해를 구하고 고개를 숙이는 이찬원의 모습에 대부분의 팬들은 환불에 나서지 않았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문제는 정말 공연을 보기 위해 현장을 찾은 일반 관객들이었다"며 "이들의 반응은 달랐다. 적지 않은 이들이 이찬원이 무대를 내려간 이후에 매표소를 찾아 환불을 요구하는 이른바 환불 사태가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일부만 그랬으면 큰 문제가 없었을 텐데 관객들 상당수가 환불을 요구했고 입구가 마비될 정도로 소란이 일었다고 한다. 주최 측 역시 당황했다. 뜻하지 않게 결과적으로는 주최 측도 손해를 입게 된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힘든 상황에서도 주최 측은 환불 사태는 해결하겠다면서도 '애도 기간이 끝난 후 행사 기간 내에 이찬원 씨가 와서 노래를 해줄 수 있냐'고 요청을 했다고 한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찬원이 전남 화순 행사장을 다시 찾을 수 있을 지는 불확실한 상황이다.
이진호는 "이 행사가 11월 13일 마무리가 되기때문에 이찬원씨가 깜짝 등장할 지 여부는 미지수"라며 "일정이 빠듯하고 서울에서 화순까지 거리가 너무나도 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실 이걸 강요할 수는 없다. 이찬원 씨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고 말씀드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일대에서는 핼러윈 데이를 앞두고 약 10만 명 가까운 인파가 몰려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비좁은 골목에 나가려는 사람과 들어오려는 사람들이 한데 엉키고 도미노처럼 사람들이 넘어지면서 대형 참사로 이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이번 사고로 31일 오전 6시 기준 사망자 154명, 중상자 33명, 경상자 116명이 발생했다. 정부는 오는 11월5일 24시까지를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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