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매뉴얼 없었다" 시인...지침 손본다지만
"사회적 합의만 기다리지 않겠다…경찰 차원 논의 시작"
[앵커]
이태원 참사 당시 10만 명 넘는 인파가 몰릴 것을 예상하고도 경찰이나 지자체의 대응이 허술했다는 비판이 계속 제기되고 있는데요.
경찰 역시 주최 측이 없는 대규모 행사에 대해서는 제대로 된 매뉴얼이 없다고 시인했습니다.
제도 개선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느냐는 비판이 나옵니다.
김철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참사가 일어난 직후 이태원 거리.
경찰이 연신 팔을 휘저으며 집으로 돌아가라고 외쳐보지만 쏟아지는 인파를 감당하기에는 역부족입니다.
"귀가하세요, 귀가. 밑으로 내려가세요."
사고가 일어난 뒤 경찰이 인력을 충분히 투입하지 않았다는 문제 제기가 이어졌고
상인들은 경찰이 질서를 통제할 기동대를 보내주겠다는 약속을 어겼다고 주장했습니다.
비판이 커지자 경찰청이 직접 해명을 내놨습니다.
상인들이 안전 조치에 필요한 질서 유지 요원을 보내달라고 한 건 맞지만 대규모 통제에 대한 요청은 아니었다며, 자영업자들이 자체적으로 질서를 유지할 정도로만 돕기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경찰력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반박했습니다.
지난 2017년부터 해마다 이태원 일대 핼러윈 행사에 대부분 30명에서 90명대 수준으로 대처해 왔는데 이번에는 그보다 많은 137명을 현장에 배치했다는 겁니다.
다만, 대규모 인파가 모이는 행사에 대비한 지침이 부족하다는 점은 인정했습니다.
특히 주최자가 없는 대형 사건에 대응하는 매뉴얼이 없다면서, 이후에라도 적절한 대응책이 수립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사회적 합의만 마냥 기다리자는 게 아니라, 관련 논의를 함께 시작하려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윤희근 경찰청장도 앞으로 비슷한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원점에서 재발 방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미 참사로 300명 넘는 사상자가 나온 터라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YTN 김철희입니다.
[YTN은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빕니다. 아울러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YTN 김철희 (kchee2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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