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예견된 인재로 드러나는 이태원 핼러윈 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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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29일 밤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예견된 인재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참사 발생 전 이태원역 뒷골목은 항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수많은 사고 징후들이 있었는데도 이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 화근이 됐다.
사고 하루 전인 28일에도 참사 현장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 사고는 사고 발생 직전까지 여러 징후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이태원 핼러윈 축제도 예외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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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여 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29일 밤 서울 '이태원 핼러윈 참사'가 예견된 인재임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참사 발생 전 이태원역 뒷골목은 항시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고, 수많은 사고 징후들이 있었는데도 이를 철저히 무시한 것이 화근이 됐다. 당장 사고 당일 초저녁만 하더라도 해밀톤호텔 주변에 설치된 CCTV를 보면 수 만 명이 밀집하면서 곧 큰일이 벌어질 것 같은 위기감이 돈다. 지자체와 경찰이 사고 발생 1-2시간 전에라도 위험을 인지하고 신속하게 인원을 통제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사고 하루 전인 28일에도 참사 현장에서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수 천 명의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걷기가 힘들었고, 일부 여성들은 떠밀려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위험 징후는 사고 전날 112 신고에서도 감지됐다. 참사 하루 전 이태원 파출소에는 평소의 1.5배에 달하는 67건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더 거슬러 올라가 3년 전 이태원 핼러윈 축제 당시에도 사람들이 너무 많아 참석자들은 사고 위험을 느꼈다고 한다. 이번에는 3년 만의 노 마스크 행사로 10만 명의 인파가 몰려올 것을 예상해 놓고도 안전관리는 없었다.
사고 3일 전 용산구청과 경찰, 이태원역,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등 유관기관들이 4자 간담회를 가졌지만 안전사고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던 사실도 밝혀졌다. 경찰은 사고 당일 구름 인파에 대비한 차량 통제나 폴리스라인 설치 등의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았다. 이태원 핼러윈 축제가 주최자 없는 비공식 행사라는 이유로 차량통제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재난안전법 시행령이 대규모 비공식 행사에 안전 요원 배치를 의무화하지 않은 점도 큰 문제다.
대형 사고는 사고 발생 직전까지 여러 징후가 나타나기 마련이고, 이태원 핼러윈 축제도 예외가 아니었다. 충분히 사태를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관련 당국이 안전 관리에 무감각했다는 사실에 기가 막힌다. 알면서도 손을 놓고 있었으면 직무유기이고, 설마 했으면 미필적 고의다. 관련 기관들의 구차한 변명도 따지고 보면 여러 사고 징후 중 하나일 뿐이다. 이런 참사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국가 차원에서 안전관리 매뉴얼을 점검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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