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이태원 사람 많아 겁난 적 처음…통제 요청했지만 서울시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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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만난 상인은 당시 상황을 '인재'라고 전했다.
당시 현장을 지나다 심폐소생술에 참여했던 30대 간호사는 "아무도 살리지 못했다"며 조문 후 울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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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폐소생술 참여했던 간호사
"아무도 못 살려" 조문 후 울음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만난 상인은 당시 상황을 ‘인재’라고 전했다. 당시 현장을 지나다 심폐소생술에 참여했던 30대 간호사는 “아무도 살리지 못했다”며 조문 후 울음을 터트렸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20년째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창수(47) 씨는 31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등 일부 정부 인사가 우려할 만한 인파가 아니었다고 하던데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런 인파는 보기 힘들었고, 20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를 하면서 사람이 너무 많아 겁이 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참사 상황을 설명했다.
이 씨는 “주변 상인과 상의해 사건 당일 오후 4시부터 장사를 일찍 접고 귀가했다. 집에서 가게 외부 CCTV 영상을 보니 불법 주차한 차량 사이로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지나갔다. 사람과 차가 엉키며 안전 문제가 생길까봐 밤 10시께 가게로 다시 나와 다산콜센터에 통제를 요청했지만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신고 전화 뒤 사이렌 소리가 나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교통사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이렌 소리가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졌고, 새벽 2시께 경찰이 클럽과 술집 영업을 중단하라고 해 그제서야 ‘무슨 큰일이 났구나’하고 걱정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새벽에 기사로 참사 소식을 접하고 믿기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옷가게 카페가 못 버티고 폐업을 한 후 클럽과 술집이 많이 들어섰다. 앞으로도 경찰과 지자체에서 보행 통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언제든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녹사평역 인근의 합동분향소를 찾은 30대 간호사 손주연 씨도 비통한 표정으로 그날 일을 전했다. 손 씨는 “용산구에 살고 있어서 조카한테 영상통화로 핼러윈 분위기를 전해주려고 갔다. 사람들이 몰려 있길래 단순히 교통사고가 난 줄 알았다. 그런데 상황이 심상치 않더라. 내가 간호사라 CPR(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쓰러진 사람에게 CPR을 하기 시작했다”고 입을 뗐다.
떨리는 손으로 눈물을 훔치던 그는 다시 어렵게 입을 뗐다. 손 씨는 “그러나 이미 손발이 파랗고, 코와 입에서 피가 나는 등 사망 징후가 보였다. 한 사람이라도 살려보려고 30분 동안 50여 구에 CPR을 했는데 아무도 못 일어나더라. 이후 구급차가 도착해 집으로 왔지만 그 일이 생각나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렇게 분향이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에 계속 남아 있을 것 같아서 나왔다. 하늘나라에서 꿈을 이루라고 기도했다”고 말하며 어렵게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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