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참사]"이태원 사람 많아 겁난 적 처음…통제 요청했지만 서울시 묵살"

박호걸 기자 2022. 10. 31.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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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만난 상인은 당시 상황을 '인재'라고 전했다.

당시 현장을 지나다 심폐소생술에 참여했던 30대 간호사는 "아무도 살리지 못했다"며 조문 후 울음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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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참사 목격자 인터뷰
심폐소생술 참여했던 간호사
"아무도 못 살려" 조문 후 울음

이태원 참사 현장에서 만난 상인은 당시 상황을 ‘인재’라고 전했다. 당시 현장을 지나다 심폐소생술에 참여했던 30대 간호사는 “아무도 살리지 못했다”며 조문 후 울음을 터트렸다.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광장에 마련된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한 목격자 손주연 씨가 당시 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박호걸 기자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에서 20년째 옷가게를 운영하는 이창수(47) 씨는 31일 국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등 일부 정부 인사가 우려할 만한 인파가 아니었다고 하던데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이런 인파는 보기 힘들었고, 20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를 하면서 사람이 너무 많아 겁이 난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고 참사 상황을 설명했다.

이 씨는 “주변 상인과 상의해 사건 당일 오후 4시부터 장사를 일찍 접고 귀가했다. 집에서 가게 외부 CCTV 영상을 보니 불법 주차한 차량 사이로 사람들이 발 디딜 틈 없이 지나갔다. 사람과 차가 엉키며 안전 문제가 생길까봐 밤 10시께 가게로 다시 나와 다산콜센터에 통제를 요청했지만 사람이 나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신고 전화 뒤 사이렌 소리가 나기 시작했는데 단순히 교통사고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사이렌 소리가 끊기지 않고 계속 이어졌고, 새벽 2시께 경찰이 클럽과 술집 영업을 중단하라고 해 그제서야 ‘무슨 큰일이 났구나’하고 걱정이 들었다”고 덧붙였다.

이 씨는 “새벽에 기사로 참사 소식을 접하고 믿기지 않았다. 코로나19로 옷가게 카페가 못 버티고 폐업을 한 후 클럽과 술집이 많이 들어섰다. 앞으로도 경찰과 지자체에서 보행 통제를 강화하지 않으면 언제든 비슷한 일이 벌어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녹사평역 인근의 합동분향소를 찾은 30대 간호사 손주연 씨도 비통한 표정으로 그날 일을 전했다. 손 씨는 “용산구에 살고 있어서 조카한테 영상통화로 핼러윈 분위기를 전해주려고 갔다. 사람들이 몰려 있길래 단순히 교통사고가 난 줄 알았다. 그런데 상황이 심상치 않더라. 내가 간호사라 CPR(심폐소생술)을 할 수 있었기 때문에 쓰러진 사람에게 CPR을 하기 시작했다”고 입을 뗐다.

떨리는 손으로 눈물을 훔치던 그는 다시 어렵게 입을 뗐다. 손 씨는 “그러나 이미 손발이 파랗고, 코와 입에서 피가 나는 등 사망 징후가 보였다. 한 사람이라도 살려보려고 30분 동안 50여 구에 CPR을 했는데 아무도 못 일어나더라. 이후 구급차가 도착해 집으로 왔지만 그 일이 생각나 잠을 잘 수가 없었다. 이렇게 분향이라도 하지 않으면 마음에 계속 남아 있을 것 같아서 나왔다. 하늘나라에서 꿈을 이루라고 기도했다”고 말하며 어렵게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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