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무한책임"이라는데… `면피` 군불때는 안전당국

김미경 2022. 10. 31.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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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태원 핼러윈 행사처럼 주최가 없는 행사에서 발생한 대형참사에 대해 경찰과 자자체, 행정안전부 등 안전당국이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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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배치로 해결될 문제 아냐"
이상민 장관 발언 여론에 뭇매
"국민생명 무한책임 정부의 책무"
전문가들 '당국 책임론'에 무게
31일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사고 사망자 합동분향소를 찾은 한 시민이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 조문을 마치고 오열하고 있다. 이슬기기자 9904sul@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태원 핼러윈 행사처럼 주최가 없는 행사에서 발생한 대형참사에 대해 경찰과 자자체, 행정안전부 등 안전당국이 어디까지 책임을 져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이 "경찰과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함으로써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었다" 등의 잇딴 면피성 발언을 한 게 발단이 됐다.

그러나 이후 안전당국의 판단착오와 안일한 대응이 이태원 참사 피해를 키웠다는 정황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전문가들의 의견은 갈리지만 대체로 안전당국이 책임을 지는 게 맞다는 쪽에 무게가 실렸다. 홍성걸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31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안전대책 수립에 대한 궁극적 책임은 국가에 있다"며 과거 성수대교 붕괴사고를 예로 들었다. 홍 교수는 "성수대교가 무너진 사고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정부도 교각과 같은 공공건조물에 대한 안전관리 대책이 없었다"며 "사고 이후 무게에 따른 차량통제나 주기적 안전검사 등 매뉴얼을 만들었다"고 상기했다. 홍 교수는 이어 "지금까지는 골목에서, 길에서 이런 사고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으나 한번 사고가 벌어진 이상 앞으로도 이런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고 봐야한다"며 "크리스마스나 월드컵 응원전 등 주최가 없어도 많은 인파가 몰릴 수 있는 행사와 장소에는 정부와 경찰 등이 통제·관리할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공공건조물인 성수대교와 핼러윈 행사가 같으냐 아니냐를 따질 게 아니라 모두 같은 국민의 안전을 논하는 문제"라며 "안전대책은 궁극적으로 국가의 책임이고, 위험요소를 인지했으니 정부가 당연히 예방대책을 만들고 제도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무한 책임지는 것이 국가의 책무"라며 "국가는 사고 예방과 수습책을 끝없이 마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시민의식 고양의 계기로 삼아야 이번 희생이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김태기 단국대 명예교수는 "이태원은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장소로 정부가 그것을 예상을 한 것인지 못 한것인지 모르겠지만, 일종의 경각심, 계도 이런 부분들이 없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든다"며 "문제를 삼는다면 그것을 문제로 삼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책임문제에 대해서는 "핼러윈 파티가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하는 게 아닌 데도 문재인 정부도 매뉴얼이 없었다. 민주당이 국가 책임을 제기하는 것은 맞지않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민주당은 젊은 사람들의 죽음 앞에서 겸허해야 한다"고 했다.

법무법인 주한의 송득범 변호사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정비했어야 한다는 주장은 일리가 있다"면서도 "이런 의무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곧바로 사고 결과와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송 변호사는 "상품백화점 사건이나 성수대교 사건 때도 부실공사 등 구체적인 불법행위가 확인됐는데도 인과관계가 쟁점이 됐다"며 "증거수집과 면밀한 법리적 검토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미경·김세희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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