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좋아해 어학연수 간 딸이…” 日 유족 망연자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강구열 2022. 10. 31.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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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정말 좋아했고,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26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도미카와 메이(富川芽生·여)는 홋카이도(北海道) 네무로(根室) 출신으로 한국 문화와 아티스트에 관심이 높아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며 6월부터 6개월 예정의 어학연수를 시작했다.

아버지 도미카와 아유무(富川步·60)는 31일 민영 TBS 방송에 "딸이 좋아하는 한국에 간다고 해서 반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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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사망자 가족도 비통
“사고 당일에도 ‘인사동 왔다’ 문자
전화 주운 경찰에 사고소식 들어”
20살 美 교환학생 아들 잃은 부모
“수억 번 동시에 찔린 듯” 황망

“한국을 정말 좋아했고,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어했습니다.”

서울 이태원 압사 참사로 목숨을 잃은 외국인 희생자의 안타까운 소식이 속속 알려지고 있다. 이번 참사로 숨진 외국인 26명 중에는 10대 1명, 20대 1명의 일본인이 포함되어 있다.
26세 나이로 세상을 떠난 도미카와 메이(富川芽生·여)는 홋카이도(北海道) 네무로(根室) 출신으로 한국 문화와 아티스트에 관심이 높아 한국과 관련된 일을 하고 싶다며 6월부터 6개월 예정의 어학연수를 시작했다. 연수 준비를 하면서는 한국어 공부에도 열심이었다고 한다. 평소 카페 순례를 좋아해 한국에서도 여러 군데 카페를 다니며 찍은 사진을 부모에게 보내기도 했다.

아버지 도미카와 아유무(富川步·60)는 31일 민영 TBS 방송에 “딸이 좋아하는 한국에 간다고 해서 반대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사고 당일인 29일 오후 7시쯤 ”인사동에서 비빔밥을 맛있게 먹었다”, “프랑스인 친구와 외출한다”는 메시지가 딸의 마지막 연락이 됐다. 아버지는 “한국에서 사고가 난 소식을 듣고 몇 번이나 전화했는데 연락이 닿질 않다가 (사고현장에서) 전화를 주웠다는 한국 경찰관과 통화를 하게 돼 딸의 소식을 알게 됐다. 설마 딸이 그곳에 있으리라곤 생각 못 했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이날 딸을 만나기 위해 한국으로 출발했다.

20세 나이로 희생된 미국인 스티븐 블레시도 8월 한양대에서 가을학기를 보내기 위해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가 고국에 영영 돌아가지 못하게 됐다. 스티븐은 국제비즈니스에 관심이 많았고 동아시아에서 커리어를 쌓고 싶어 한국행을 택했다고 한다. 조지아주 애틀랜타 교외에 사는 아버지 스티브 블레시(62)는 애틀랜타공항에서 아내와 함께 아들을 배웅할 땐 이런 일이 발생하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
30일 이태원 압사 사고 현장에 추모 꽃다발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스티브는 참사 소식을 접한 뒤 아들에게 수차례 전화를 걸고 문자를 남겼지만 답신이 없었다. 희생자 중 미국인이 없다는 초기 보도에 잠시 안도했지만, 사고 3시간 후 주한 미국대사관이 아들 이름이 사망자 명단에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통보했다.

스티브는 30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수억 번을 동시에 찔린 것 같다”며 “그냥 세상이 무너지는 것 같다. 아무 감각이 없이 망연자실하고 동시에 엄청난 충격”이라고 했다. 스티브는 한국 정부 당국에 분노를 느꼈다고 한다. 그는 “트위터에서 슬퍼하는 (한국) 정치인을 봤다. 그것은 단지 그들의 목적을 위한 보여주기일 뿐”이라며 “이러한 유형의 혼잡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규칙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번 참사로 숨진 또 다른 미국인은 켄터키대 재학생 앤 기스케다. 켄터키대는 이날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간호대 학생인 기스케가 이태원 참사로 숨졌다고 전했다. 기스케의 아버지는 성명에서 “우리는 딸의 죽음에 완전히 무너졌고 비통에 잠겨 있다. 딸은 무척 밝고 사랑받는 아이였다. 우리를 위해 기도해달라”고 밝혔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외국인 26명이 숨지고, 15명이 다쳤다. 사망자는 △이란 5명 △중국·러시아 각 4명 △미국·일본 각 2명 △프랑스·호주·노르웨이·오스트리아·베트남·태국·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스리랑카 각 1명이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도쿄·워싱턴=강구열·박영준 특파원, 송은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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