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공동체서 돈 벌어 노인들께 연금을 드립니다”

박용근 기자 2022. 10. 31.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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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농조합법인 관계자와 유희태 완주군수(왼쪽 두번째)가 31일 마을 연금 지급 선포식을 가졌다. 완주군 제공

외부의 지원 없이 100% 마을공동체 수익금으로, 그것도 비조합원 어르신까지 매월 일정액을 연급으로 지급하는 새로운 마을연금 모델이 전북 완주의 한 마을에서 선보여졌다.

완주군과 비봉우리콩두부영농조합법인은 31일 오후 비봉면 행정복지센터에서‘평치마을공동체 마을연금 지급 선포식’을 개최하고 75세이상 어르신들에게 마을연금을 지급했다.

평치마을 연금 지급 주체는 비봉우리콩두부영농조합법인이다. 이 법인은 지역에서 재배된 우리콩을 활용해 두부·콩물과 찌개류 즉석식품 등을 생산하는 완주군 우수 마을기업이다. 2011년 마을법인 설립 후 완주군 뿐만 아니라 전북 도내 로컬푸드 직매장 등 16개소를 거래처로 확보했다. 친환경 농산물로 만든 식품이 소비자들로부터 인기를 끌어 매년 매출이 증가해 올해의 경우 현재까지 5억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마을공동체 활성화를 통해 성장한 이 법인은 창립 11주년을 기념해 조합원 전원의 동의를 거쳐 평치마을 전체 32가구에 거주하는 75세 이상 어르신 15명에게 순수 수익금 적립액에서 매월 5만원의 마을연금을 각각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우리콩 두부영농조합 직원들이 자체 생산한 식품을 들고 웃고 있다. 완주군 제공

연금재원은 100% 전액 마을공동체 수익금에서 충당하는 등 외부 지원을 전혀 받지 않고 마을에서 자체 해결한다는 점에서 마을연금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받고 있다.

이날 지급을 시작으로 매월 말일에 연금을 지급하는‘평치마을 연금모델’은 수급인원(15명)의 70% 이상(11명)이 비조합원이다. 그동안 마을공동체사업에서 소외될 수 있는 주민까지 혜택을 함께 나누고 기여하는 사회적 가치를 실천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희태 완주군수는 “외부의 지원 사업 없이 주민 스스로 디자인한 마을연금을 생성시킨 것은 우리나라 농촌도 마을 공동체사업을 통해 활력을 찾을 수 있다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이라면서 “앞으로 더욱 많은 마을공동체가 활성화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조한승 비봉우리콩두부영농조합법인 대표는 “마을공동체 사업을 통해 지역사회에 공헌하는 과제를 마을연금으로 풀 수 있어서 기쁘다”며 “앞으로 연금이 중단 없이 지급될 수 있도록 마을주민과 함께 공동체사업을 활성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용근 기자 yk21@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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