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향소 찾은 윤대통령 부부... 비통함에 침묵으로 조문
정진석 "안전망 다시 점검해야"
이재명, 용산 녹사평역서 조문
이정미, 정부 안일한 대응 비판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는 31일 서울 합동분향소를 찾아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숨진 희생자를 애도했다. 여야 정치권의 조문행렬도 이어졌다.
윤 대통령 부부는 이날 오전 9시 27분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광장 서울도서관 정문 앞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방문했다. 분향소가 정식으로 문을 열기전인 오전 10시보다 이른 시간에 찾은 것이다. 이날 조문에는 김대기 비서실장,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용현 경호처장, 이관섭 국정기획·이진복 정무·강승규 시민사회·김은혜 홍보·최상목 경제·안상훈 사회수석 등 대통령실 수석비서관과 비서관급 참모진 등이 동행했다.
윤 대통령 부부는 분향소에 국화 한송이씩을 올린 뒤 다시 자리로 돌아와 20초 가량 고개를 숙이고 묵념했다. 굳은 표정의 윤 대통령은 2분 여 간의 조문을 마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분향소를 떠났다. 조문록에도 글을 남기지 않았다. 다만 합동분향소에는 윤 대통령 명의의 근조 화환이 놓였다. 윤 대통령은 시간에 분향소를 찾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합동분향소가 오전 10시부터 일반 국민에 개방되다보니 시민에 불편과 혼잡을 주지 않으려고 윤 대통령이 일찍 방문하고, 동선과 체류시간을 최소화한 것"이라며 "조문록은 비치가 돼 있으면 쓰기도 하고 없으면 쓰지 않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여당인 국민의힘 지도부도 이날 합동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오전 10시쯤 분향소에 도착한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헌화·묵념 뒤 조문록에 "못다 핀 꽃잎처럼 떠난 젊은이들의 영전에 깊은 애도의 마음을 올린다. 더 안전한 대한민국을 위해 철저히 노력하겠다"고 적었다. 정 위원장은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너무 비통한 마음을 뭐라 표현하기 어렵다"며 "우리가 슬픔을 함께 나누고 기도해야 하는 시간"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정 위원장은 특히 "우리 안전망 시스템을 철저하게 다시 잘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예산 국회를 통해서도 점검된 내용을 가지고 보완해야 될 문제, 예산편성의 문제 등을 골고루 점검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원내지도부는 오는 1일 원내대책회의 후 분향소를 방문할 예정이다. 각 상임위원회 별로 분향소를 찾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당 지도부와 함께 서울광장이 아닌 용산 녹사평역 광장에 설치된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오전 11시쯤 헌화를 한 뒤 별다른 발언 없이 분향소를 떠나 사고 현장으로 이동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서 최성범 용산소방서장 등 소방 당국 관계자들로부터 사고 경위와 수습 현황 등을 전달받았다. 이 대표는 최 서장에게 "작년에는 (핼러윈 행사에 참석한) 사람이 더 적은데도 차량과 사람이 뒤섞이지 않도록 통제가 된 것으로 안다. 올해는 통제 계획이 있었나"라고 물었고, 최 서장은 "차도와 사람을 구분할 수 있는 그런 안전 계획, 대책은 없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계획 자체가 없었으니 처음부터 뒤섞이게 방치돼 있었던 것"이라며 "그게 첫번째 문제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정의당도 이날 예정돼 있던 대표단 취임식 등 일정을 모두 취소하고 희생자 추모행렬에 동참했다. 이정미 정의당 신임대표는 이은주 원내대표, 심상정·장혜영·류호정 의원과 함께 서울광장 합동분향소에서 희생자를 추모했다.
이 신임대표는 정부의 안일한 대응을 비판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깊은 애도와 추모도 중요하지만 어제 하루 과정을 지켜보면서 이번 사건은 막을 수 있었던 사고였던 게 드러났다"며 "좁은 길 안에 소위 통행 문제나 일방 통행길에 대한 통제만 제대로 이뤄졌어도 막을 수 있었다. 이 일에 대해 책임질 사람은 분명히 책임져야 한다"고 문제삼았다.
여야는 국가애도기간에 따라 오는 3일로 정한 대통령실 국정감사를 오는 8일로 연기했다.
이밖에도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를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박진 외교부 장관 등 정부 측 인사들도 분향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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