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핼러윈 대참사] 13만 몰렸는데 용산구 현장 안전관리자 0명… 속속 드러나는 오판

김미경 2022. 10. 31.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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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미흡안 안전대책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행정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용산구는 핼러윈 행사 전인 지난 28일 축제 기간 총 150명 정도의 인력을 투입해 방역추진반, 행정지원반, 민원대응반 등을 꾸리고 현장을 관리한다는 내용의 대비책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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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만 인파 알고도 인력배치 착오
관리 경찰 137명…질서 담당 32명
강제추행·마약·불법 촬영에 집중
일방통행로 등 동선관리 계획 전무
안전당국 안일한 대처가 사고 키워
지난 28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 관광특구 일대가 인파로 붐비고 있다. 연합뉴스
디지털타임스는 이번 참사로 숨진 고인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에게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와 관련해 정부의 미흡안 안전대책이 피해를 키웠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행정당국의 안일한 대응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31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참사가 발생한 지난 29일 서울지하철 6호선 이태원역 이용객 수는 총 13만131명으로 집계됐다. 경찰과 용산구 등이 예상했던 10만명을 훨씬 웃도는 수치다.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 열린 핼러윈 행사 당시 참가 인원이 3만459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4배 이상 많다. 또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 행사 당시 이용객 9만6845명보다도 30% 이상 늘어난 수치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지난 30일 참사 관련 브리핑에서 "예년과 비교했을 때 특별히 우려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모였던 것은 아니었다"고 말한 것과는 차이가 크다. 예년보다 인원이 증가한 것은 3년 만에 '노마스크'로 즐길 수 있는 야외 행사라는 점에서 대규모 인파가 집중된 까닭으로 풀이된다. 정부 당국이 올해 핼러윈 행사 참여 인원을 느슨하게 파악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대목이다.

더욱이 올해는 현장관리 인력도 부족했다. 당시 경찰 측이 200명 상당을 현장에 배치했다고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137명을 배치되는 데 그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경찰청 측은 "핼러윈 대비 경력의 경우 코로나19 이전인 2017~2019년에는 경찰관을 34~90명 수준에서 동원했으나 올해는 지구대·파출소 인력 증원, 경찰서 교통·형사·외사 합동 순찰팀 구성, 시도경찰청 수사·외사 등을 포함해 총 137명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경찰 경비인력이 예년보다 늘었다는 취지로 설명한 것이다. 경찰에 따르면 핼로윈 행사 기간동안 이태원 일대에 배치된 경력 총원은 2017년 90명, 2018년 37명, 2019년 39명, 2020년 38명, 지난해 85명 등이다. 숫자로 보면 경찰 설명대로 늘었다. 그러나 올해 경력 배치 분야를 살펴보면 수사 50명, 교통 26명, 지역경찰 32명 등으로 질서유지·안전관리 업무를 담당하는 지역경찰은 오히려 2019년(39명), 2018년(37명)보다 적다. 올해는 주로 강제추행이나 마약, 불법촬영 등 단속에 경력을 집중한 탓이다.

용산구청 현장인력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용산구는 핼러윈 행사 전인 지난 28일 축제 기간 총 150명 정도의 인력을 투입해 방역추진반, 행정지원반, 민원대응반 등을 꾸리고 현장을 관리한다는 내용의 대비책을 내놨다. 실제 투입인력은 27일부터 31일까지 5일간 총인원 150명, 1일 기준 30명 정도였다. 무엇보다 안전관리 인원은 배정되지 않았다. 행사 주최가 용산구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안전 관리에 무심했다. 지난 26일 이태원관광특구연합회 사무실에서 경찰, 용산구청, 이태원역장, 연합회 등 4자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핼러윈 대비 간담회에 서울시 관계자는 아예 참석하지 않았다.

현장 CCTV도 무용지물이나 마찬가지였다. 사고 발생지점 인근인 이태원 1번 출구 쪽에는 사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회전형 CCTV가 있다. 이 CCTV는 용산구의 U-용산통합관제센터에서 관리를 하고, 경찰관 1명이 상황실에 파견돼 CCTV 분석 업무를 한다. 사고 전날인 28일부터 29일까지 통행이 힘들 정도로 대규모 인파가 몰리는 상황을 CCTV로 파악할 수 있었음에도 안전관리가 부실했다는 지적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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