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 비난에… 세월호 유족 “파티 간 당신, 자녀 잘못 아니다” [이태원 핼러윈 참사]

안병수 2022. 10. 31. 1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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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압사 참사를 두고 온라인에서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등 '2차 가해'가 자행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31일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살펴보면 세월호 유가족인 유경근 전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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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유족, 온라인 2차 가해에
“악몽보다 끔찍한 짓 여전히 자행”
“그저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
삼풍百 생존자도 애도 글 올려
이태원 압사 참사를 두고 온라인에서 피해자에 대한 명예훼손 등 ‘2차 가해’가 자행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르고 있다. 비슷한 아픔을 겪었던 세월호 유가족 등은 비난과 혐오 표현을 멈춰 달라는 입장을 냈다.
세월호 유가족들이 31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역 1번 출구 앞에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31일 주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살펴보면 세월호 유가족인 유경근 전 4·16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전날 페이스북에 ‘이태원 참사, 당신 잘못이 아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유 전 위원장은 “끔찍한 일이 또 일어났다. 악몽보다 더 끔찍한 짓들이 여전히 자행되고 있다”며 온라인을 중심으로 확산하는 2차 가해를 비판했다. 일부에선 “서양 귀신파티에 정신 못 차리더니 귀신이 됐다”, “죽어도 싸다” 등 원색적인 비난이 나오고 있다.

유 전 위원장은 “핼러윈 파티에 간 당신, 당신 자녀의 잘못이 아니다. ‘죽어도 싼’ 일은 더욱더 아니다. 시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의 책임은 무한대”라며 정부의 신속한 사고 수습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생존자인 이선민 작가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경제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여전히 별다른 이유 없이 사람이 죽어 나갔다”며 “참사는 사람을 가려오지 않는다. 이번에는 ‘운 좋게’ 당신이 아니었을 뿐”이라고 밝혔다. 이어 “피해자와 가족분들께 ‘당신 잘못이 아닙니다’ 이 말만은 하고 싶다”고 위로의 말을 전했다.

각계 시민단체들도 일제히 애도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 “결코 있어서는 안 될 한순간의 사고로 소중한 이를 허무히 보냈다”며 “우리 어른들이 조금 더 살펴보고 준비하지 못한 것을 뼈저리게 자책하고 가슴을 친다”고 밝혔다.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양대 노총 등은 전날 희생자 추모의 말과 함께 원인 규명 및 재발 방지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세계일보는 이번 참사로 안타깝게 숨진 분들의 명복을 빌며, 유족들의 슬픔에 깊은 위로를 드립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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