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병사의 사망 사고 충격으로 조현병이 발병해 극단적 선택을 한 전역 장교를 보훈 대상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숨진 A씨의 배우자가 국가보훈처 산하 지방보훈지청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사진=뉴시스
장교로 복무하던 A씨는 2001년 부하인 병장이 부대에서 작업하던 중 사고로 사망하는 사건을 겪었다. 이후 죄책감에 시달리던 A씨는 2010년 조현병 진단을 받았다. 결국 A씨는 2015년 공무상 상병으로 전역했고 2017년 극단적 선택을 했다. A씨의 배우자는 고인이 편집성 조현병과 우울증, 수면 장애에 시달렸다며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다. 하지만 보훈처는 보훈보상 대상자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거절했고 이에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보훈처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A씨가 2001년 부하가 사망한 후 스트레스를 받고 망상을 겪기 시작한 것으로 보이지만, 진료받기 시작한 시점이 2010년께로 부하의 사망 사고만 조현병의 원인이 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판결했다. 2심도 같은 판단을 내렸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를 뒤집었다. 대법원은 “부하 병사의 사망 사고라는 명확한 외적 스트레스 요인을 겪으면서 조현병 증상이 발생하거나 촉발된 것으로 보인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