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실종신고만 4500건 넘어 왜 이렇게 많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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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를 계속 안 받아 실종 신고했어요."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30일 실종 신고를 받고 있는 한남동주민센터에서 만난 20대 A씨의 말이다.
사망자와 부상자 명단에서 친구 이름을 발견하지 못한 A씨는 안도하면서도 "친구가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르고 친구 가족 연락처도 몰라 실종 신고부터 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유일한 오프라인 신고센터가 마련된 한남동주민센터에는 "친구가 연락이 안 된다"며 실종 신고를 하러 온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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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재하 기자 = "전화를 계속 안 받아 실종 신고했어요."
이태원 참사 다음 날인 30일 실종 신고를 받고 있는 한남동주민센터에서 만난 20대 A씨의 말이다. 사망자와 부상자 명단에서 친구 이름을 발견하지 못한 A씨는 안도하면서도 "친구가 다른 곳에 있을지 모르고 친구 가족 연락처도 몰라 실종 신고부터 했다"고 말했다.
31일 오후 3시까지 접수된 실종신고는 4500건(중복 포함)을 돌파했다. 실종 신고가 실제 사망자보다 훨씬 많은 것은 혼잡한 현장에서 피해자 대부분이 휴대전화를 잃어버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연락이 되지 않자 가족은 물론 친구, 지인까지 중복해 신고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유일한 오프라인 신고센터가 마련된 한남동주민센터에는 "친구가 연락이 안 된다"며 실종 신고를 하러 온 젊은이들의 발걸음이 끊이지 않았다.
이날 주민센터를 방문한 20대 여성은 "이태원에 간다던 친구가 지금까지 연락이 안 되고 있다"며 "밤새워서 연락을 기다렸는데 연락이 전혀 오지 않아서 어쩔 수 없이 왔다"고 토로했다.
전날 오후 늦게 주민센터를 찾은 러시아 유학생 유지모페이(20)는 "친구가 핼러윈 파티 간다고 했는데 계속 연락이 안 된다"며 "다행히 부상자 명단에서 이름을 발견했는데 아직 연락이 안 된다"고 걱정했다.
이날 오전 일찍 주민센터에 온 스리랑카인 리카스(33)도 "친구가 연락이 안 됐는데 핸드폰이 이태원 파출소에 있다더라"면서도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며 한숨을 쉬었다.
연락이 두절된 가족들도 발을 동동 구르며 실종자 신고에 나섰다.
회색 정장을 입고 아내와 함께 주민센터를 방문한 60대 남성은 "딸이 나간 뒤 연락이 안 돼 찾고 있다"며 "사망자와 부상자 명단에는 이름이 없지만 답답한 마음에 이 병원 저 병원 찾고 있다"고 푸념했다.
딸의 휴대전화가 서울 용산경찰서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온 아버지 손모씨는 "이태원으로 나간 딸이 전화를 받지 않아 죽은 줄 알았다"며 "사람에 깔려 안양에 있는 병원으로 실려갔다가 의식을 찾아 아는 언니 전화로 연락을 해왔다"고 안도했다.
한편 경찰이 수거한 핸드폰을 가족들에게 돌려주지 않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이에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발견한 휴대폰은 수거해 보관하고 있다가 찾으러 오는 분들에게 모두 돌려드리고 있다"며 "실종자 전원 신원 확인을 마쳤으며 사망자는 유족에게 통보를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jaeha67@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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