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서 못 파는 시절 끝"…골프社 '진검승부'

조수영 2022. 10. 31. 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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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호황기에는 잘나가는 브랜드나 별 볼 일 없는 브랜드나 판매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코로나19가 터진 뒤 새로 유입된 골퍼들의 클럽 장만 수요가 끝난 만큼 이제부터는 브랜드별 장단점과 신제품의 성능 등을 꿰고 있는 '골프 마니아'들을 잡아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31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국내 드라이버 점유율 1위 브랜드인 핑은 오는 11일 신제품 드라이버 'G430'을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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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골프 특수' 끝났다"
여름부터 클럽 판매 상승세 꺾여
이제 실력있는 브랜드만 생존
드라이버 1위 핑, 신제품 내놓으며
고객서비스 위해 골프대회 개최
타이틀리스트·미즈노는 피팅으로 승부
야마하 '무료 렌털'로 골퍼 공략
골프시장 한동안 위축 불가피
진성골퍼 확보경쟁 치열해질 듯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초호황기에는 잘나가는 브랜드나 별 볼 일 없는 브랜드나 판매에는 별반 차이가 없다. 인기 제품이 다 팔리면, ‘꿩 대신 닭’으로 다른 제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이른바 ‘낙수효과’다.

작년과 올해 국내 골프채 시장이 이랬다. 코로나19 덕분에 모든 브랜드가 초호황을 누렸다. 인기 클럽은 수개월을 대기해야 손에 넣을 수 있었다. 올여름까지였다. 가을 들어 골프용품 시장은 바뀌기 시작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서 해외여행 등 ‘골프 대체재’가 다시 열린 데다 주식·부동산·코인 등 자산가치 급락, 금리 상승 등이 맞물린 여파다.

“진검승부는 지금부터”란 얘기가 골프업계에서 나오는 이유다. 코로나19가 터진 뒤 새로 유입된 골퍼들의 클럽 장만 수요가 끝난 만큼 이제부터는 브랜드별 장단점과 신제품의 성능 등을 꿰고 있는 ‘골프 마니아’들을 잡아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얘기다.

 골프 마니아 놓고 한판 승부

핑 G430

31일 골프업계에 따르면 국내 드라이버 점유율 1위 브랜드인 핑은 오는 11일 신제품 드라이버 ‘G430’을 내놓는다. 핑이 신제품을 내놓는 것은 2년 만이다. 핑은 신제품을 내놓으면서 고객들이 참가하는 아마추어 골프대회도 준비했다. 골프 마니아들을 핑의 팬으로 만들기 위해선 그저 클럽을 파는 데 그쳐선 안 되고, 고객 감동 등 ‘플러스 α’를 제공해야 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회 참가자 80명을 모집하는 데 40분도 안 걸렸다.

강상범 핑코리아 부장은 “신제품을 사들이는 고객의 대부분은 기존에 핑 드라이버를 사용하던 골퍼”라며 “진짜 골프를 즐기는 ‘코어 고객’이 더 만족하게 만들어 이탈을 막는 것이 지금 시장에서 승부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타이틀리스트 TSR드라이버

타이틀리스트는 피팅 서비스를 통해 ‘충성고객 붙잡기’에 나섰다. 타이틀리스트는 지난달 TSR 드라이버를 출시하며 약 20일에 걸쳐 피팅데이를 진행했다. 타이틀리스트 홈페이지 회원을 대상으로 신제품을 가장 먼저 피팅받고 자신에게 딱 맞춘 제품을 구매할 기회를 주는 이벤트를 벌였다. 선착순 1190명을 선발했는데 4시간 만에 마감됐다. 김현준 타이틀리스트 마케팅팀장은 “피팅데이 참가 고객의 90% 이상이 제품 구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미즈노도 피팅으로 고객 이탈을 막고 있다. 미즈노코리아 관계자는 “올 들어 123회 피팅데이를 했다”며 “수도권에서만 진행했는데 광주, 세종시 등에서 찾아온 고객이 있었을 정도”라고 말했다. 야마하는 무료 렌털이 무기다. 무료로 클럽을 체험한 뒤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프로그램인 ‘리믹스 원정대’로 골퍼들을 공략하고 있다

 “골프시장 당분간 위축될 것”

미즈노 JPX923시리즈

골프업계에선 “코로나19 특수는 끝났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물건을 들여놓자마자 매진되고, 몇 달씩 대기를 걸어가며 클럽을 구매하던 분위기가 아니라는 얘기다.

골프용품 유통사 관계자는 “여름부터 클럽 판매량 상승세가 꺾이기 시작했다”며 “하반기 이후 상승세가 확실히 둔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골프용품 시장이 정점을 찍고 당분간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하지만 골프용품 수요는 꾸준할 것이란 반론도 있다. 한 번 장만하면 2~3년 사용하는 골프용품의 특성상 새롭게 유입된 골프인구의 클럽 장만이 일단락된 데서 온 감소세일 뿐 시장이 불황으로 접어든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김혜영 미즈노코리아 마케팅팀장은 “지난 2년간 이례적인 호황이 끝난 것이지 골프 이용 인구가 빠진 것은 아니다”며 “골프에 진심인 ‘진성고객’들을 붙잡기 위한 진검승부는 이제부터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조수영 기자 delinew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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