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룹', 또 중국풍 논란 [이슈&톡]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슈룹'이 또 중국풍 논란에 휩싸였다.

29일 tvN 토일드라마 '슈룹'(극본 박바라·연출 김형식) 5회가 방송된 가운데, 주인공인 중전 임화령(김혜수) 대사에 중국 사극 특유의 말투가 등장했다는 시청자 지적이 나왔다.

방송 직후,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본궁'이라는 대사를 지적하는 시청자 글이 게재됐다. 문제가 된 장면은 5회로, 세자의 폐위를 주장하는 신료들과 반대하는 왕 이호(최원영)가 대립하는 장면이었다. 이 장면에서 중전 임화령은 신하인 영의정 황원형(김의성)에게 "그 입 닫으세요 영상! 아직 본궁의 말이 끝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했다.

해당 장면을 지적한 글쓴이는 "'본궁'은 중국의 고전 복장극에서나 쓰이는 단어다. 국어사전에도 없고, 보통 국내 사극에서는 신첩, 소첩, 소인 등의 표현을 쓴다"라고 주장했다. 이 누리꾼의 주장에 여러 누리꾼들도 "중국 드라마에서 정말 많이 보이는 표현이다" "한국 사극에서는 본 적이 없다"라며 동조했다.

누리꾼의 지적대로 국어사전에는 본궁이라는 단어에 대한 설명이 다소 다르게 적혀있다. 극 중에서는 중전 임화령이 스스로를 지칭하는 호칭으로 쓰였지만, 사전적 의미는 기본이 되는 궁, 또는 조선 시대에 태조와 태조의 조상 신위, 화상 등을 모으던 신궁이다. 사람보다는 궁궐이라는 장소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여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시청자들은 '슈룹'의 중화풍 논란이 거듭되고 있는 상황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지난 2회에서는 황귀인(옥자연)이 아들 의성군(강찬희)에게 이야기한 사자성어 '물귀원주'가 중국식 간체자로 쓰여 논란이 일었고, 중전이 임금의 침전을 찾는 장면에서는 '태화전'이라는 현판이 등장하기도 했다. 태화전은 청나라 시절 중국 자금성 정전의 이름으로 쓰인 바 있다. 제작사가 "태화라는 말은 신라, 고려 시대에도 사용됐으며, 물귀원주 자막은 실수"라고 해명했으나 시청자들의 의문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또한 중전 임화령이 왕자들을 출산하고도 궁궐 내 입지가 흔들리거나, 세자 자리를 두고 다른 왕자들이 경쟁하는 상황 등은 조선시대에서 보기 어려운 일이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조선의 왕세자 자리는 함부로 바꾸거나 위협할 수 없을만큼 견고한 지위였고, 그런 왕세자를 낳은 중전의 권위 역시 높아 드라마 속 임화령의 상황이 일어날 수 없다는 것. 계속되는 '슈룹'의 고증 논란에 시청자들의 시선도 엇갈리고 있다.

[티브이데일리 황서연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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