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다시 온 ‘트리플 감소’…더욱 커진 경기 불확실성

조용석 2022. 10. 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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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생산·소비·설비투자' 동시 감소…올해 세번째
생산 줄고 재고 늘어난 반도체…제값받기 어려워져
한달 만에 꺾인 소비 상승세…"이른 추석효과 끝"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3개월 연속↓…"침체 이어질 것"

[세종=이데일리 조용석 공지유 기자] 이른 추석효과로 반등했던 소비가 다시 꺾이면서 9월 생산·소비·설비투자가 동시에 위축되는 ‘트리플 감소’가 발생했다. 코로나19 위기에서도 경기위축을 막아냈던 주력산업 반도체는 3개월째 생산이 감소하며 위기감이 더욱 커졌다. 글로벌 통화긴축, 중국 봉쇄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 악재 속에 경기 불확실성이 더욱 커지는 모양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올해 3번째 트리플 감소…생산 3개월 연속 내리막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9월) 전산업생산(-0.6%), 소매판매(-1.8%), 설비투자(-2.4%) 모두 전월대비 감소했다. 7월에 이어 2개월 만에 다시 생산과 지출(소매판매·설비투자)이 모두 감소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지난 4월과 7월에 이어 올해 3번째 트리플 감소다.

직전 8월 반등했던 소매와 설비투자 모두 꺾였고, 생산 감소세는 전월대비 0.1%에서 0.6%로 더욱 깊어졌다. 특히 생산은 3개월 연속 내리막이다.

9월 전산업생산 감소는 광공업(-1.8%)과 서비스업(-0.3%)에서 모두 부진한 영향이 컸다. 특히 광공업 생산 감소는 태풍 힌남노로 인해 포스코의 제철소의 가동중단과 반도체 부진이 겹친 탓으로 통계청은 분석했다.

가장 우려되는 부분은 반도체의 지속적 부진이다. 중국봉쇄 조치와 IT산업 전반 부진의 영향으로 생산은 3개월 연속 줄고, 반대로 재고는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반도체 재고는 9월에도 전월대비 0.6% 증가하면서 6월부터 4개월 연속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7월에는 전월대비 12.3%나 재고가 증가하기도 했다.

이승한 기재부 경제분석과장은 “하반기 이후 반도체 재고가 크게 늘어나면서도 반도체 단가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재고가 많으면 가격협상력이 떨어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계속 반도체 제값받기가 어려워진다는 얘기다.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모습(사진 = 연합뉴스)


◇한달 만에 꺾인 소비 상승세…“이른 추석효과 끝”


7월까지 5개월 연속 하락했다가 8월 깜짝 반등한 소매판매(소비)는 다시 감소했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전월대비 5.8% 증가하긴 했으나,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5.0%), 의복 등 준내구재(-3.7%)가 같이 줄면서 짧은 반등세가 꺾였다. 연휴와 이른 추석 등의 영향으로 소비가 잠시 늘어났으나, 금리가 올라가고 경제가 불확실해지면서 다시 소비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설비투자 역시 직전 8월 전월대비 10.7% 상승에서, 9월에는 2.4% 감소로 돌아섰다. 8월 설비투자 상승을 견인한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제조장비 도입 효과가 끝나면서 기계류 투자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8월 940만 달러에 달했던 평판 디스플레이 제조용 장비수입은 9월에는 절반 아래인 450만달러로 줄었다.

8월 전월대비 3.8% 증가했던 건설기성(건설 업체의 국내 공사 현장별 시공 실적)은 9월에는 보합세였다. 건축 공사 실적은 늘었으나 토목공사 실적은 줄었기 때문이다.

(자료 = 통계청)


선행지수 순환변동치 3개월 연속↓…“경기침체 이어질 것”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지표인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2로 전월대비 0.1포인트(p) 감소, 7월부터 3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경기를 부정적으로 예측하는 심리에 힘이 실리는 데다 실제 장단기 금리차, 유가증권시장(코스피) 하락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다. 코스피 하락 등은 모두 국제 통화긴축으로 인한 금리인상이 부른 심리적 영향이 크다.

기재부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요국 금리인상 기조, 중국 봉쇄조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등으로 세계경제의 하방리스크가 확대되며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또 소비 및 투자에서는 여전히 높은 물가수준, 가계·기업 대출금리 상승 등을 리스크 요인으로 봤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미국이 금리를 계속 높일 것이 예상되고 한국도 올릴 수밖에 없기에, 앞으로도 경기는 침체되고 소비도 다시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며 “또 반도체는 세계경기 침체로 수요가 줄면서 가격도 떨어지고 있고 중국경기 침체에도 영향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금리를 다시 내리지 않는 이상 상당기간 침체는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조용석 (chojuri@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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