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이기영 비마이프렌즈 공동 대표 | “콘텐츠로 돈 벌 수 있게 하는 IT 솔루션 제공해 팬덤 비즈 고도화”

이은영 조선비즈 기자 2022. 10. 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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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영 비마이프렌즈 공동 대표 서울대 기술경영경제정책 경제학 석사, 전 SK텔레콤 유니콘랩스 사업개발리더, 전 드림어스컴퍼니 대표 사진 비마이프렌즈

“대부분 플랫폼은 콘텐츠 창작자에게 ‘우리 플랫폼에 들어와서 돈을 벌어 달라’에 가깝지, ‘당신이 원하는 플랫폼을 만들 도구가 되어주겠다’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개인 크리에이터는 물론, 콘텐츠 제작사, 대중문화 아티스트까지 창작자가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주도적으로 팬덤 비즈니스를 이끌기 어려운 구조다.”

팬덤 비즈니스 전문 스타트업 ‘비마이프렌즈’의 이기영 공동 대표는 최근 인터뷰에서 사업 철학이 무엇인지 묻는 말에 “지식재산권(IP)이 인기를 끌면 그만큼 창작자도 돈을 벌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이렇게 말했다. 창작자가 ‘대박 IP’를 만들어 성공시킨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부가가치를 온전히 누릴 수 있는지는 또 다른 영역의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쉽게 말해, 인기는 많은데 돈이 안 벌린다는 것”이라며 “정보기술(IT)로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했다.

비마이프렌즈는 창작자에게 ‘올인원’ 팬덤 비즈니스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제공하는 스타트업이다. 창작자들은 비마이프렌즈의 ‘비스테이지(b.stage)’로 자신의 팬덤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곳에서 팬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IP로 직접 수익을 낼 수 있다. 플랫폼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과 통제권도 오롯이 창작자에게 돌아간다. 이 때문에 비마이프렌즈는 자신을 ‘크리에이터 오너십을 지원하는 비스포크 플랫폼 빌더’라고 소개한다.

비마이프렌즈는 국내 팬덤 산업 전문가들이 합심해 설립했다. 하이브의 팬덤 플랫폼 ‘위버스(Weverse)’의 개국공신인 배상훈 최고운영책임자(COO)와 김준기 최고기술경영자(CTO)가 공동 창업했고, 올해 서우석 전 위버스컴퍼니 대표 겸 하이브 기술고문과 함께 이 대표가 최고경영자(CEO)로 합류했다. 든든한 인적 구성 덕에 설립 1년 만에 CJ로부터 224억원의 투자를 받았고, 시리즈 A 투자 규모가 총 330억원에 이른다. 이 대표를 서울 강남 사무실에서 만났다.

창작자들은 비마이프렌즈의 ‘비스테이지’로 자신의 팬덤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곳에서 팬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IP로 직접 수익을 낼 수 있다. 사진 비마이프렌즈

업계에서 잔뼈가 굵다. 이력을 소개해달라.
“SK텔레콤 재직 시절 스타트업 투자를 담당했다. 콘텐츠를 즐길 수 있게 도와주는 플랫폼 스타트업에 주로 관심을 두고 투자하다가 ‘드림어스컴퍼니’라는 자회사 대표를 맡아 직접 음원 스트리밍 사업에 뛰어들었다. 팀원들과 ‘플로(FLO)’라는 음원 스트리밍 플랫폼을 기획해 만들었는데, 국내 이용자들이 팬덤 기반으로 음악을 재생하는 경향성을 반영해 실시간 음원 차트가 아닌 이용자 관심도를 기반으로 했다. 이를테면 이용자가 팔로하는 아티스트가 자주 듣는 음악을 선곡해주는 식이다. 이후에는 ‘오디오 크리에이터’로 사업을 확장해 누구든 오디오 콘텐츠를 만들어 플랫폼을 통해 공유할 수 있게 했다.”

왜 팬덤 비즈니스에 주목했나.
“플로 사업이 팬덤 비즈니스에 관심 두게 된 결정적인 계기이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콘텐츠 산업에 몸담고 있다 보니 팬덤 비즈니스, 크리에이터 이코노미라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으면 안 됐다. 또 무언가를 좋아한다는 것은 매우 보편적인 감정 아닌가. 그 말은 확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뜻이다. 4~5년 전만 해도 이 산업을 어떻게 고도화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다소 추상적이었지만, IT를 통해 이를 구체화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파고들게 됐다.”

비마이프렌즈에 합류하게 된 배경은. 
“창작자들의 고충을 해결할 IT 솔루션이 있다고 판단해서다. 창작자들의 가장 큰 고충은 수익이다. 내가 이 콘텐츠를 제작해서 얼마를 벌 수 있고, 얼마를 다시 투자할 수 있는지 예측이 안 되는 것이다. 

개인 창작자뿐만 아니라 대형 콘텐츠 기업조차도 이런 흥행 리스크에 출렁이곤 한다. 특히 작은 창작자일수록 플랫폼 알고리즘에 따라 매출이 오르락내리락하기 때문에 안정성이 매우 떨어진다. 그런데 창작자들이 돈을 벌어야 플랫폼도 유지되는 것 아닌가. 그래서 수익성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오랫동안 고민했는데, IT가 그 해결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것에 날카롭게 집중하는 회사가 비마이프렌즈였다. 그래서 처음에는 투자 측면에서 관심을 뒀고 실제로 40억원가량 투자를 진행했다. 이후에는 투자사를 지원할 목적으로 같이 사업 고민을 나누다, 직접 가서 제대로 일해보자는 생각으로 합류하게 됐다.”

어떤 점이 매력적이었나.
“확장 가능성이 눈에 띄었다. 팬덤 산업은 음원 시장으로만 한정해도 굉장히 큰 글로벌 시장이다. 그런데 실제로 팬덤을 기반으로 전개할 수 있는 산업은 정말 무궁무진하다. 사람들이 좋아해서 돈을 쓰는 모든 것, 엔터테인먼트라고 불리는 모든 종류의 IP 산업에 비마이프렌즈의 솔루션을 적용할 수 있다. 현재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e스포츠 게이머 페이커(본명 이상혁) 소속팀 T1, K팝 아이돌 그룹 카드(KARD) 등이 비스테이지를 활용한 팬덤 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나 언론인 등 콘텐츠를 만드는 다양한 창작자들이 고객이다.”

팬덤 플랫폼이 많다. 비마이프렌즈의 차별점은.
“비마이프렌즈는 유일한 ‘올인원’ 팬덤 비즈니스 플랫폼이다. 비스테이지 하나로 라이브 방송, 커뮤니티, 커머스 등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 사실 팬덤 비즈니스를 돕는 IT 솔루션은 많다. 문제는 서비스들이 전부 파편화돼 있다는 것이다. 후원 플랫폼 따로, 동영상 라이브 플랫폼 따로, 커머스 플랫폼 따로다. 그러다 보니 창작자들은 플랫폼 종류별로 계정을 만들고 그들의 방식을 따르고, 고액의 수수료를 지불한다.

또 하나는 창작자가 주체적으로 자신의 페이지를 운영할 수 있다는 점이다. 팬덤 비즈니스는 팬덤을 이해하는 데서 시작한다. 비마이프렌즈는 비스테이지에서의 팬덤 활동 데이터를 창작자에게 귀속시키기 때문에 페이지 방문자 수를 비롯해 누가 내 콘텐츠에 관심 있어 하는지, 어떤 콘텐츠를 얼마나 즐기는지, 콘텐츠 소비자가 어떤 굿즈를 얼마나 사는지 등을 이해할 수 있다.

창작자에게 제공되는 데이터는 알아보기 쉽게 가공해 제공되고, 데이터의 의미를 이해해 팬과 호흡을 늘릴 수 있도록 컨설팅도 하고 있다. 창작자들이 비스테이지라는 도구를 쉽게 사용할 수 있게끔 기능을 고도화하고 있다.”

비마이프렌즈의 목표는 무엇인가.
“올해는 더 많은 창작자가 비스테이지를 쓸 수 있도록 확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고객사의 성공 사례가 충분히 나오는 시점은 연말쯤으로 보고 있다. 좀 더 장기적으로는 고객사와 상호작용을 활발히 하려 한다. 컨설팅하다 보면, 고객이 스스로 이 비즈니스를 재해석할 때가 있다. A라는 목표를 가지고 내놓은 솔루션을 B, C로 활용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감받아 서비스를 발전시킬 때가 종종 있는데, 이런 선순환을 더 활발히 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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