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감 많을수록 더 위험… 건설공사의 역설

김남석 2022. 10. 31.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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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시장 침체와 자금 시장 경색 등으로 주택사업 관련 수주액이 큰 건설사의 위험성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사업 특성상 채무보증이 필수여서 수주액이 늘수록 채무보증 잔액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건설의 채무보증 잔액 중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관련 보증이 7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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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사 채무보증 잔액 급증세
현대 9.3조… 대우는 12.5조원
자기자본 대비 최고 400% 달해
<사진=연합뉴스>

부동산 시장 침체와 자금 시장 경색 등으로 주택사업 관련 수주액이 큰 건설사의 위험성이 급격하게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사업 특성상 채무보증이 필수여서 수주액이 늘수록 채무보증 잔액은 증가하기 때문이다. 한 대형 건설사는 자기자본의 400%에 가까운 채무보증을 제공하기도 했다.

31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둔촌주공아파트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5376억원 규모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이번 보증으로 현대건설의 채무보증 총 잔액은 9조3516억원으로 늘었다. 자기자본 대비 전체 채무보증 비율은 99.17%다.

현대건설의 채무보증 잔액은 1년새 약 1조원 늘었다. 작년 4월 반포 주공1단지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에 제공한 5500억원 채무보증을 시작으로 올해 5월 흑석9구역 5291억원과 한남3구역 4301억원, 반포주공1단지 1조원(추가), 이번 둔촌주공까지 최근 1년여간 정비사업 조합에 제공한 보증액만 2조원에 달한다.

5월에는 보증잔액이 10조원을 넘어서며 자기자본 대비 비율이 100%를 초과하기도 했다.

현재 현대건설의 채무보증 잔액 중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 관련 보증이 70%에 달한다. 나머지 20%는 택지개발사업 등 프로젝트 파이낸싱(PF)관련 보증이다.

정비사업 조합은 시공사 선정 이후 이주비, 조합 운영비, 인허가 관련 비용 등 사업에 필요한 자금을 시공사의 신용공여를 통해 조달한다.

현대건설이 정비사업에서만 작년 5조5499억원에 이어 올해 9조3373억원으로 역대 최고 수주액을 올린 만큼 향후 관련 보증금액도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3조8992억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정비사업 수주 실적을 올렸던 대우건설은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잔액 비율이 400%에 육박했다.

대우건설의 채무보증 잔액은 올해 1월 7조3145억원에서10월 28일 기준 12조5403억원으로 늘었다. 이 중 정비사업 관련 보증만 7조원에 달한다. 대우건설의 자기자본은 3조2163억원 규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최근 보증잔액이 크게 늘어난 것은 맞지만 정비사업 특성을 고려하면 일반적인 현상"이라며 "정비사업의 경우 조합원이라는 기본 수분양자가 있어 일반 개발사업에 비하면 오히려 리스크가 적다"고 설명했다.

이밖에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이 높은 GS건설과 롯데건설도 각각 6조6690억원, 7조4416억원을 보증해 잔액이 자기자본을 훌쩍 넘어섰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통상적으로 정비사업을 수주하면 조합 사업비에 대해 보증을 제공하는 게 일반적인 것은 맞지만, 최근 레고랜드발 자금경색 등으로 위험성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며 "특히 최근 1년새 대형 건설사들의 정비사업 수주액이 50% 이상 증가하는 등 단기간에 많은 사업이 몰리면서 건설사의 부담도 늘었다"고 전했다.

이어 "정비사업이 일반 개발사업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지만 1000억~2000억원에도 대형 건설사가 타격을 입은 사례도 있어 증권사처럼 PF 대출 보증 규모를 자기자본 대비 일정 비율 이상 늘리지 못하게 하는 등 선제적인 리스크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남석기자 kn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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