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0 턱밑 코스피···"저평가 반도체·금융株 눈길"

심기문 기자 2022. 10. 31. 1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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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증시 향방은
美 금리인상 속도조절 기대감
어제 1%대 올라 2290선 복귀
고금리탓 기업들 역성장 공포
증권가 코스피 상단 2400 예상
실적개선세 2차전지 등도 주목
[서울경제]

미국의 금리 인상 속도 조절 기대감이 글로벌 증시에 유입되고 있는 가운데 11월 코스피의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공식화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며 기술적 반등에 지속력이 더해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다만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은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한다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는다. 금리 인상 속도 조절이 경기 둔화 완화로 직결되지 않는 만큼 기술적 반등이 단기에 그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증권가는 안도감이 증시에 유입된다고 해도 2400 선 이상으로는 반등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5.21포인트(1.11%) 오른 2293.61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는 지난달 23일 이후 한 달여 만에 2290 선 복귀에 성공하면서 2300 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삼성전자(005930)가 3.66%로 크게 올랐으며 네이버(5.94%)와 카카오(035720)(4.00%) 등 정보기술(IT) 종목들도 급반등세를 나타냈다. 직전 거래일인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 역시 모두 2% 이상의 급등세를 보이며 마감한 영향을 국내 증시가 그대로 이어받는 데 성공했다. 코스피지수는 9월 12.8% 급락한 후 10월 6.41% 반등한 셈이다.

국내외 증시가 안도 랠리를 지속하는 이유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11월 FOMC를 기점으로 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는 점이 꼽힌다. 최근 연준 위원들은 나란히 기준금리 인상 속도 조절에 대한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크리스토퍼 월러 등 매파적 성향의 위원들마저도 11월 FOMC에서 긴축 속도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있을 것이라고 밝히면서 기대감이 증폭되는 모습이다. 이번 회의에서는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금리 인상)이 기정사실화됐지만 이후 기자회견을 통해 속도 조절을 공식화할 수 있다는 것이 점쳐지는 상황이다.

다만 증권가는 연준이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서도 증시의 상단은 여전히 제한된 상황이라고 입을 모은다. 신한투자증권과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은 11월 코스피의 상단을 2400포인트로 내다봤다. 하단은 2100포인트로 전망했다. 대신증권(003540)은 11월 FOMC에서 속도 조절이 공식화된 후 12월 미국 기준금리 인상 폭이 25bp에 그칠 경우 2300포인트 돌파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증시에 가장 우호적인 상황을 가정했을 때 2300포인트를 넘길 수 있다고 본 셈이다.

증권사들이 코스피 상단을 제한한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와 고물가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의 기초 체력이 약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들의 실적이 역성장하는 구간에서 미국이 긴축의 속도를 조절한다고 해도 하락 추세를 전환시킬 수 없다는 것이다.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 상장사들의 영업이익 합계 추정치는 206조 6169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219조 3504억 원보다 줄어든 규모다. 내년에는 SK하이닉스 등 대형 업체들마저 적자로 전환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역성장 공포가 깊어지고 있다. 유승창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중간선거 등의 영향으로 시장은 안도 랠리를 이어갈 수 있어도 경기 침체와 실적 둔화 우려가 깊어지는 국면이라 현재의 반등은 단기에 그칠 것”이라고 말했다.

오히려 현재 통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돼 있는 상황에서 시장이 큰 충격을 받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는 비관론마저 나온다. 통화정책 기대를 상당 부분 선반영하고 있지만 실제 미국의 행보가 시장의 기대와는 다를 경우 단기간에 증시가 출렁이는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1월 중 반등이 지속되더라도 추가 상승 폭은 극히 제한적일 것”이라며 “오히려 펀더멘털 악화 과정을 반영하지 못한 것에 따른 후폭풍을 경계해야 하며 주식 비중을 축소하고 현금 비중을 확대하는 등 포트폴리오 안정성을 강화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성장이 희귀해져가는 시점에서 꾸준한 성장을 보여주는 종목이 주도주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이익 성장세를 수치로 보여주는 기업에 대한 시장의 관심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말이다. 증권가는 3분기 나란히 ‘깜짝 실적’을 발표한 2차전지 관련주와 업황 개선 시기에 진입한 조선 업종에 주목하고 있다. 낙폭 과대주 역시 주목받고 있다. 윤지호 이베스트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극단적 우려가 잠잠해지는 시기이다 보니 반도체와 금융주 같이 주가가 많이 내린 종목의 전망이 밝다고 본다”고 말했다.

심기문 기자 door@sedaily.com성채윤 기자 chae@sedaily.com김성태 기자 ki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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